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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광석<미디어 아티스트> |
지난 11월 사전검열 논란을 일으킨 대구아트스퀘어 대구청년작가프로젝트 전시회의 타이틀은 ‘내 침대로부터의 혁명’이었다. 사회적 예술을 표방한 전시였다.
‘내 침대로부터의 혁명’은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과 오노 요코가 침대에 누워서 베트남전쟁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한 데에서 착안한 것이다. 그들은 잠옷 차림으로 호텔 침실로 기자들을 초대하고 창에는 ‘Bed Peace’라고 적어 놓았다. 기자들은 오노 요코의 기괴한 전위예술적 경향의 에로틱한 이벤트가 벌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존 레넌과 오노 요코는 침대 위에서 서로 껴안고 전쟁에 반대하는 인터뷰를 했다.
오노 요코는 작가로서의 삶보다는 존 레넌의 아내로 더 알려져 있다. 그녀는 요셉 보이스, 백남준과 함께 추상표현주의나 색면추상을 반발했던 플럭서스의 일원이었다.
일본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해 연극을 전공했고 첫 남편의 영향으로 전위 음악을 공부했다. 전위예술가인 두 번째 남편과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면서 쉽지 않은 예술가의 삶을 살았다. 1966년 뉴욕 전시에서 존 레넌을 만나 극적인 사랑으로 결혼하면서 비틀스를 해체시킨 마녀로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작품 속에 침대가 등장하는 것은 오노 요코만이 아니다. 마르셀 뒤샹 이후 새로운 개념미술을 제안한 ‘펠릭스 토레스 곤잘레스’가 있다. 그는 작품의 유일성이나 오리지널의 인식을 해체시키고, 작가가 죽고 난 이후에도 작품은 영원히 진행 중이라는 새로운 미술 형식을 제안한 작가이다. 그의 작품 중에서 ‘무제’(1991) 역시, 동성 간의 연인 로스와 함께 자고 일어난 빈 침대의 사진을 거리의 빌보드에 크게 설치한 작업이다. 텅 빈 하얀 침대 위에 눌려 있는 베개와 흐트러진 이불이 로스의 부재와 그로 인한 작가의 깊은 상실감을 표현한다. 영국의 작가 ‘트레이시 에민’ 역시 침대를 소재로 제작한 ‘나의 침대’로 알려진 작가이다. 유년시절 거리의 여성으로 살아왔던 작가는 숨겨야 하는 개인사를 자전적이면서 고백적, 그리고 정서적 유출이라는 형식으로 전시장에 지저분한 실제 자신의 침대를 설치했다.
쿠바 출신의 곤잘레스는 80년대 미국 사회에서의 편견과 차별을 겪으면서 에이즈로 죽은 동성 간의 영원한 사랑을 작품으로 승화시켜 표현했다. 트레이시 에민 또한 작품 ‘나의 침대’로 여성 혹은 개인이 사회 구조 안에서 드러내지 못하는 그 무엇을 당당하게 고백하는 작가이다. 이렇게 작가들이 ‘사회적 예술’로 표현한 그 침대는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침대가 아닐까 한다.
하광석<미디어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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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내 침대로부터의 혁명](https://www.yeongnam.com/mnt/file/201712/20171225.01024083819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