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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갈덕주<경북대 한국어문화원 책임연구원> |
2011년 유네스코는 택견을 세계무예 가운데 최초로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였다. 같은 해 등재신청을 했던 중국의 소림무술을 제치고 택견이 최초로 등재된 배경에는 오랫동안 준비해 온 충주시의 역할이 컸다. ‘천하무공출소림(天下武工出少林)’, 즉 ‘천하의 모든 무공이 소림사에서 나온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무술계에서 소림무술이 지니는 위상은 지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림무술보다 택견이 먼저 등재될 수 있었던 것은 등재 기준을 면밀히 분석하여 자료를 충실하게 준비한 지역사회의 노력 덕분이었다.
택견이 최초로 등재된 것은 매우 유의미한 일이다. 최초라는 이름에 걸맞게 유네스코는 세계무술의 등재 자문기구인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를 한국에 설립하였다. 이처럼 한국의 전통무예는 이제 세계무대에서 주목받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수십 종의 전통무예 관련 단체들이 있다. 이 가운데 세계적 영향력과 전통성, 그리고 성립 배경 및 지역적 토대가 뚜렷한 무예는 크게 세 가지 정도라 할 수 있다. 충주의 택견, 대구의 합기도, 경주의 선무도가 그것이다. 택견은 임호(서울)-송덕기(서울)-신한승(충주)-정경화 선생(충주)으로 이어지는 계보가 확립되어 있으며, 일찍부터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지역문화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합기도는 덕암 최용술 선생(대구)에 의해 창시된 무술로서 현재 수십여 개의 관련 단체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수련생을 갖춘 전통무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대구는 합기도 발상지로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었는데, 무술단체들의 욕심과 갈등으로 숭무정신이 훼손되면서 잠시 그 위세가 약화된 것 같다. 선무도는 원래 불교금강영관이라고 하는 수행에 기초한 승가무예로서 양익 선사(부산)-적운 스님(경주)으로 이어져 왔다.
합기도 창시자인 덕암 최용술 선생은 고종 황제 시절에 태어나 어린 시절 일본으로 납치되어 간 후 생존을 위해 무술을 배웠고, 우여곡절 끝에 일본 최고의 무인이라는 명예를 얻었다. 조국이 광복하자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남은 생을 후학 양성에 매진해 왔다. 현재 대구근대골목 일대에는 선생의 관련 유적이 남아 있다. 대구시도 이제는 전통무예를 지역문화 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종가의 구술 자료를 토대로 하여 지역에 산재해 있는 유적들을 발굴하고, 그러한 거점들에 표지석이라도 세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렇게 한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문화 상품이 될 수 있으리라.제갈덕주<경북대 한국어문화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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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대구와 전통무예](https://www.yeongnam.com/mnt/file/201712/20171226.01025075520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