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귀를 기울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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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27  |  수정 2017-12-27 07:54  |  발행일 2017-12-27 제25면
[문화산책] 귀를 기울이면
정연우 (밴드 레미디 리더)

지금까지 9회에 걸쳐 제가 대구에서 음악인으로 살아오면서 느끼고 겪고 생각한 것들을 작은 지면에나마 풀어내어 보려 했습니다. 음악의 가치, 지역의 가치, 지역 음악의 가치를 미약한 능력으로나마 설명해 보려 애썼습니다.

음악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음악하는 선후배를 만날 때마다 이 이야기를 나눠봅니다만, 참 어렵더군요. 음악이라는 것은 본질을 따지기에는 너무나 다채롭더라고요. 악기로부터 음악이 시작된 것일까요. 딱 꼬집어 그렇게 이야기하기에는 악기마다 소리 내는 방법도 너무나 다양하고 거기서 나는 소리도 너무나 다릅니다. 누군가는 손으로, 누군가는 손가락으로, 누군가는 작대기로, 누군가는 목소리로 소리를 냅니다. 거기서 깨지는 소리, 울리는 소리, 퍼지는 소리, 찢어지는 소리, 온갖 다채로운 소리들이 생겨나고요. 같은 음악으로 이야기되지만 국악, 클래식, 재즈, 록, 포크, 힙합, EDM, 거기다 융합예술로서 뮤지컬까지 음악은 너무나 다양하고 상이한 표현방식을 갖고 있고, 추구하는 정서도 판이합니다.

이렇게 하나로 묶기에 너무나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사실 흥미로운 것은 그 모두가 단 하나의 공통분모는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겠지만 결국 음악은 누군가에게 ‘귀’로 듣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점에서 음악의 본질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음악은 음악하는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지만, 사실 듣는 분이 없이는 음악하는 사람, 저희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즉 음악하는 사람들은 음악을 듣는 여러분이 계시기에 생겨나고 살아갈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음악의 주인은 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분, 바로 여러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과 예술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지역 음악인·예술인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 지역 음악인·예술인들은 ‘중앙’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실력과 인프라, 마인드와 경험을 갖추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저희에게 필요한 단 하나의 남은 퍼즐, 가장 중요한 퍼즐 하나는 지역 시민, 대중과의 소통과 스킨십입니다.

저희 음악인들은 대구가 타자의 시선과 명명에 의한 것이 아닌, 저희가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진짜 음악 창의도시가 되길 바랍니다. 그걸 이뤄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여러분이고요. 대구시민, 음악 애호가 여러분만이 대구 음악·예술을 살릴 수 있고, 바꿀 수 있습니다. 저희에게 귀를 기울여 주세요. 지금껏 듣지 못한 ‘소리’를 들려드릴 겁니다. 이제 저는 글이 아니라, 음악으로 여러분을 만나겠습니다. 그동안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정연우 (밴드 레미디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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