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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빈<대구시립예술단 교육담당> |
10년 전 호주 시드니에서 1년 동안 살았다. 그곳에서 어느 한 교민 언론사 취재 기자로 일한 경험이 있다. 주간 신문과 월간 여성지를 만들었다. 그때 당시 잡지 마지막 페이지 내용으로 그 달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공연을 번역해서 정리 기사로 넣곤 했다. 그러면서 언제 한 번 공연을 볼 수 있을까 생각한 기억이 난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지금도 그곳 홈페이지를 종종 들어가 본다.
시드니에 여동생이 산다. 그래서 별 고민 없이 지난달에 휴가차 시드니를 다녀왔다. 그 곳에 사는 동안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그저 호주의 랜드마크로서 기념사진을 찍기에 훌륭한 장소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오페라 한 편을 보리라 마음먹고 출국 전에 ‘카르멘’을 예약했다. 오리지널 오페라 관람은 처음이다 보니 설레기도 하고 공연장에서 일하기에 더 관심을 가지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페라만큼 또 다르게 관심이 간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투어였다. 공연장에서 교육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나는 지난해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설 투어를 운영 중이다. 공연장과 시립예술단원 연습동인 예련관, 미술관 일대를 함께 둘러보며 해설을 통해 내용이해를 돕고 있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유명 관광지인 만큼 학생뿐만 아니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우스 투어, 백 스테이지 투어, 다이닝 투어 프로그램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언어별 가이드 선택에 한국어가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최대 후원사가 삼성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추측해 보았다. 영어 투어를 선택한 나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역사를 영상으로 간단하게 본 후 몇 개의 각기 다른 홀을 더 둘러보았다. 가이드의 유머러스함에 1시간 남짓한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내가 체험한 하우스 투어 외에 백스테이지 투어는 오전 7시에 시작한다는 점이 특이했다. 오전 7시가 이른 시간이 아닐까 했지만 역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에 신청자가 꽤 있다고 한다. 일반 투어뿐 아니라 타깃별로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 구성이 인상 깊었다.
이번 여정은 비움과 동시에 채움이랄까. 일을 잠시 쉬면서 머릿속 잡념을 비워내고 일에 대한 새로운 경험으로 채웠다. 그 감흥과 영감을 가득히 안고서 일상으로 돌아왔다. 올해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은 리모델링으로 투어는 쉰다. 투어 인원이 많으면 목소리를 크게 내야 해서 집중력의 한계로 최대 인원을 정해두었다. 그 곳 공연장처럼 헤드셋을 이용하면 정원을 늘릴 수 있겠다 싶다. 박영빈<대구시립예술단 교육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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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비움과 채움](https://www.yeongnam.com/mnt/file/201803/20180306.01025080200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