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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영 (극단 만신 대표) |
매년 봄이 되면 대구 연극계는 기분 좋은 긴장감과 설렘 속에 조용히 진동한다. 바로 매년 이맘때면 대구연극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대구연극제는 1년에 한 번 대구 연극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 극단을 대표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축제의 장이다. 이 연극제는 각 지역의 대표들이 참가하는 전국 단위 연극 경연대회(현 대한민국연극제)의 지역 예선 기능을 겸하고 있어 대구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극단은 그해 대구 지역의 대표로서 전국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그리고 어제 올해의 대구연극제인 제35회 대구연극제의 첫 공연이 막을 올렸다. 1984년에 시작된 연극제가 2018년 현재 35회에 이르렀으니, 35년의 세월 동안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극제가 열린 셈이다. 실로 대단한 사실이며,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대구 연극의 저력이 얼마나 탄탄한지를 알 수 있다.
또 대구 연극인들의 열정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알 수 있다. 결코 안락하지는 못한 연극 제작 환경 속에서 그간 있었을 법한 온갖 어려움들을 그려보자면, 35년간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극제를 치러낸다는 게 어디 보통의 일일까?
물론 대구연극제에 대해 떠오르는 사소한 아쉬운 점도 있다. 연극제의 무대에 오르는 작품들에는 일종의 태생적 한계와 같은 것이 있다. 소위 말하는 ‘연극제 용’ 작품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중·대극장에서 진행되는 전국 단위 연극제를 겨냥해야 하니 일정 정도 이상의 규모(scale)와 장관(spectacle)을 확보해야 하고, 그에 따라 작품의 주제와 스타일에도 어느 정도 틀이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대구연극제는 여전히 즐겁고 반가운 봄 손님이다. 개인적으로 선후배 동료 연극인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연극제 무대를 보고 있자면 마음속 깊이 절로 찬사를 보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연극인의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를 뒤돌아보고 다잡게 되니 참 귀한 경험의 시간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시점에서 각 참가 단체가 가진 역량과 색깔, 그리고 대구 연극 전반의 흐름을 느껴볼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이니, 순수한 관객의 입장에서도 어찌 반갑지 않을 수가 있을까.
올해 대구연극제가 끝나기까지 이제 4편의 작품이 남았다. 아직까지 대구연극제를 혹은 연극을 접해본 적이 없다면 이번 기회에 극장을 찾아 대구 연극의 지금을 만끽해보기를 바라본다. 김지영 (극단 만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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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서른다섯 살 대구연극제](https://www.yeongnam.com/mnt/file/201803/20180323.01016074717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