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크리에이티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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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7  |  수정 2018-03-27 08:13  |  발행일 2018-03-27 제25면
[문화산책] ‘크리에이티브’란?
박영빈 (대구시립예술단 교육담당)

‘무한도전’이 13년 만에 종영 소식을 알렸다. 나도 주말이면 종종 즐겨 보던 프로그램이라 아쉬운 마음에 레전드 편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첫 방송의 오프닝 무대를 보게 되었다. 그때 당시 타이틀은 무한도전이 아닌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했고 운동장 무대 뒤로 대형 현수막만 하나 설치된 채 찬 바람을 가로막고 있었다.

예술아카데미를 처음 시작할 때가 그랬다. 홍보를 전공한 내가 교육 프로그램을 맡았을 때 허허벌판에 혼자 덩그러니 놓인 느낌이랄까. 더욱이 내가 근무하는 공연장이 공공기관이기도 했기에 여타 문화센터와는 다른 차별화가 필요했다. 대중성도 있으면서 특별한 강좌가 무엇이 있을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엔 내 능력이 부족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면서 이를 장점으로 내세우기로 했다.

문화예술회관에는 4개의 시립예술단체인 국악단, 무용단, 소년소녀합창단, 극단이 상주해 있다. 따라서 전문성 있는 시립예술단원이 강사로 나선다는 점에서 수업의 질에 대한 차별화를 내세웠다. 또한 저예산으로 인한 소수강좌 운영으로 반을 여러 개 만들 수가 없기 때문에 기초 중심의 수업으로서 커리큘럼을 고정화했다. ‘전문성’과 ‘기초’라는 두 가지 콘셉트로 예술아카데미는 2012년 개설 이래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인문학극장도 마찬가지였다. 사업명을 정하는 일부터 언제, 어디서 할지, 몇 번을 할지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이때도 생각한 것은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해 이를 돋보이게 하자는 것이었다. 장소 자체가 공연장이기 때문에 무대 세트 장치를 설치함으로써 일반 기관과 형식 면에서 차별화를 두고자 했다. 그렇게 시작된 인문학극장 역시 시민의 호응 속에서 작년까지 무사히 마쳤다.

처음 시작은 참 어렵다. 아무것도 없고 잡히지도 않는 물체를 허공에서 잡는 느낌이다. 그러다 하나둘씩 그 형태를 잡아나가다 보면 어느덧 완성본이 나온다. 그러고 나면 허무한 느낌도 있다. 어렵게 생각했던 숙제를 풀었는데 다 풀고 나면 별거 아닌 것 같아서다. 고민을 거듭하고 공들인 노력이 아무것도 아닌 것만 같아 회의가 들기도 한다.

예능 프로그램 제작자로 유명한 나영석 PD는 지난 CJ크리에이티브 포럼에서 크리에이티브란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물을 보고 나면 누구나 공감하고 당연히 그런 거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라고 했다. 하지만 현실로 보여주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머릿속 생각이 현실로까지 이어져야만 진정한 크리에이티브란 것이다. 우리 모두 Be Creative!

박영빈 (대구시립예술단 교육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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