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워라밸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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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7  |  수정 2018-11-27 08:09  |  발행일 2018-11-27 제25면
[문화산책] 워라밸 전성시대

바야흐로 워라밸 전성시대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 영국에서 개인 업무와 사생활의 균형을 묘사하는 단어로 처음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부터 언론과 도서 등 각종 매체에 사용되며 각 단어의 앞 글자를 딴 ‘워라밸’로 사용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2016년 발표한 ‘더 나은 삶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일과 삶의 균형 부문에 38개국 중 36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직장 문화를 살펴보면 높은 업무 강도, 잦은 야근, ‘월화수목금금금’ 주말 출근이 대수롭지 않다.

올해 7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이 60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됐다. 필자가 근무 중인 공연장도 공공 유관기관에 속해 주 52시간 근로제를 시행하고 있다. 앞선 문화산책에서 ‘낮에는 사무 업무, 저녁에는 관객을 위한 대면 업무’를 맞는다고 했다. 업무 특성상 야근과 주말 출근이 종종 있다 보니 주 52시간을 맞추기 위해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다. 본 제도의 전과 후를 비교하면 조금이나마 삶의 여유를 찾은 것 같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고 있는 오늘날,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진정한 워라밸을 누리며 살고 있을까? 시간적 여유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주 52시간 근로제를 시행 중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문화여가생활에 대해 조사한 결과 51%가 여가 증가를 체험했다고 응답했다. 약 50%의 근로자가 아직 여가 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다.

최근 문화강좌 중 평일 저녁 직장인들을 위한 강좌의 인기가 높다. 여가 시간을 활용해 자기계발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다. 백화점과 문화센터에서 워라밸을 위해 움직이는 것처럼 지역의 문화예술기관에서도 이들을 위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한 예로 LG아트센터의 ‘러시아워’ 콘서트가 있다. LG아트센터는 공연장 주변 여러 기업과 기관이 소재하고 퇴근 시간 교통체증이 빈번히 일어나는 환경을 고려해 ‘복잡한 퇴근시간, 가볍게 즐기는 공연’이란 콘셉트로 2011년부터 시작했다.

지역의 경우 최근 ‘오페라가 들리네’ ‘행복 배달공연’ ‘문화회식’ 등 몇몇 공연장에서 트렌드에 맞춘 기획을 선보이며 사내 단체관람을 활용해 공연 관람이 익숙지 않은 직장인들에게 공연의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직장 단체관람이 아닌 개개인이 평일 저녁과 여가 시간을 활용해 공연 관람을 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당연시 여겨졌던 평일 오후 7시30분 공연 시작 시간을 조금 늦추거나 직장인 대상 특별 프로모션 제공 등 워라밸을 활용한 건강한 공연관람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민우 (수성아트피아 공연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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