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공공극장의 본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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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8  |  수정 2018-12-18 08:15  |  발행일 2018-12-18 제25면
[문화산책] 공공극장의 본보임
최민우<수성아트피아 공연기획팀>

사람은 살아가며 본을 보이게 된다. 사회의 작은 단위인 가족 내 부모와 자녀, 형제자매 사이에서도 본보임을 보며 성장한다. 주제를 사람에게서 지역 문화예술로 옮겨본다. 오늘날 지역 문화예술이 잘 정착할 수 있게 된 것은 여러 문화예술회관이 공공극장으로서 해야 할 의무를 이행했기 때문이다. 만약 관객 동원력이 입증된 공연만 제작하여 객석 점유율과 수입을 높이는데 급급했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문화 향유, 더 나아가 관객 개발을 위한 예술교육을 위해 노력한 결과다. 이에 올해를 2주 정도 남긴 시점에서 수성아트피아의 공연 중 좋은 본보기가 된 몇몇 공연을 소개하고자 한다.

수성아트피아는 지난 수년간 이어온 ‘명품시리즈’를 대신해 좀 더 집중된 콘텐츠를 소개하고자 ‘도이치 그라모폰 시리즈’를 제작했다.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사인 도이치 그라모폰(이하 DG)의 소속 연주자 중 올해 나이 23세,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손꼽히는 얀 리치에츠키, 빈필, 베를린필 수석으로 구성돼 ‘클래식의 유쾌한 일탈’을 지향하는 앙상블 더 필하모닉스, 그리고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최연소 1위,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의 공연을 선보였다.

올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5월에 열린 월드뮤직 페스티벌과 12월에 열린 국악 축제다. 월드뮤직 페스티벌은 금요일과 주말까지 3일 동안 15회 공연을 진행하며 국악을 비롯해 아프리카·스페인·아랍·라틴 등 12개국의 연주자를 소개했다. 2주 전 막을 내린 국악축제는 3일 동안 가야금·거문고·아쟁·해금·대금·피리산조가 연주돼 우리 국악 기악의 고유성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특히 새로운 관객층의 유입과 함께 80% 이상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치며 우리 국악의 힘을 드러냈다.

지역 예술가를 위한 아티스트 인 대구, 아티스트 인 무학 등도 의미 있는 시리즈였다. 먼저 아티스트 인 대구 시리즈로 명창 정순임의 판소리 ‘흥보가’가 열렸다. 본 시리즈 중 판소리가 공연된 것은 처음. 일흔여섯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15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명창으로서의 기량과 연륜의 깊이를 보여줬다. 아티스트 인 무학 시리즈 중 오페라 코치 및 반주자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는 흐름에 맞춰 피아니스트 장윤영 반주 리사이틀을 개최해 성악가가 아닌 반주자가 무대 위 주인공이 된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

한 해를 되돌아보면 지역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세계적 연주자를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의 관심이 소홀했던 국악과 세계 음악의 흐름을 소개하는 월드뮤직 장르, 그리고 영원한 동반자인 지역 예술인과의 협업이 중시된 해였다. 공공극장이 해오던 것을 이어가고, 지역 문화예술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동력을 전달한 것 같아 좋은 본보기가 된 것 같다. 최민우<수성아트피아 공연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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