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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가수 고(故) 김광석의 노래 ‘서른 즈음에’의 가사다.
올해로 40살이 되는 필자는 희한하게도 지금 이 노래 가사가 내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나이 앞 자리가 4로 바뀌니 마음이 좀 뒤숭숭한 건 사실이다. 마흔이 되면 좀 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고 좀 더 어른다운 어른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나는 아직 그렇진 못하다. 공자께서는 40세를 불혹(不惑)이라 하셨으나 난 아직 혹(惑)이다.
흔히들 얘기하는 ‘사회적 나이’가 늦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대 후반에 학업을 마치고, 30대 초반이 되어서야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30대 중반에 결혼을 생각하고, 40대 중반 쯤 되어야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을 꾸리게 되고….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렇다. 노래의 마지막은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라며 언젠가 맞이할 배우자의 죽음을 배웅하는 내용으로 끝난다. 이 노래가 95년에 발표된 곡이니 20년도 더 지난 지금 사정이랑 맞지는 않겠지만 100세 시대를 이야기하는 요즘 60대를 노부부라 하니 뭔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대가족 위주의 사회에서 핵가족 중심으로 가족 구조가 바뀌고,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사회 구조가 변화되고 그로 인해 우리 삶의 모습도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지고 있다. 10대를 학업에 매진하고 20대는 취업을 위해 다 보내고 그래서 30대는 온전히 내 것이 되었으면 하는데 결혼과 출산으로 30대마저 내 것이 되지 못한다면 너무 슬픈 일이 아닐까? 그래서 늦은 결혼과 출산을 탓할 수도, 그들에게 사회적 기준에 맞추어 살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어느 소셜 사이트에서 본 글이다. ‘뉴욕의 시간은 캘리포니아보다 3시간 빠르다. 그렇다고 그것이 캘리포니아의 삶을 3시간 느리게 하지는 못한다. 오바마는 55세에 은퇴하였고 트럼프는 70세에 대통령이 되었다. 세상 모든 일들은 그들의 속도대로 그렇게 흘러간다. 그러니 다들 릴렉스 하자.’
2019년 트렌트 키워드는 ‘인싸(Insider)’가 아닌 ‘마싸(My+sider)’라고 한다. 더 이상 사회적 나이, 사회에 존재하는 기준을 두고 고민하기보다는 내가 정한 기준에 따라 내 삶을 고민하자는 말인 것 같다. 누구나 자신만의 속도를 가지고 삶의 레이스를 이어간다. 100세 시대, 이 장기 레이스에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속도가 중요하다. 나의 방식대로 조바심 내지 말고 ‘마싸’로 살아가기. 그렇게 다짐하며 40대를 시작해 보려 한다.
이현정 (어울아트센터 공연기획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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