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통계와 실상, 뉴다큐 연극

  • 뉴미디어부
  • |
  • 입력 2019-02-01  |  수정 2019-02-01 07:46  |  발행일 2019-02-01 제16면
[문화산책] 통계와 실상, 뉴다큐 연극
이다솜<프로젝트 극단 청춘무대 대표>

슈테판 카에기, 헬가르크 하우크, 다니엘 베첼 세 명으로 구성된 창작집단 ‘리미니 프로토콜’은 전문 배우나 무용수를 배제하고 실제 사람들로 다듬어지지 않은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는 ‘뉴-다큐멘터리 장르’를 개척했다.

베를린을 시작으로 암스테르담, 파리, 필라델피아, 리가, 브뤼셀, 광주까지 23개 도시에서 행해진 ‘100% City’ 공연 제작방식은 이러하다. 도시를 선정하고 도시 거주민을 섭외한다. 그렇게 먼저 섭외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연쇄적으로 추천해서 100명을 모은다. 100명의 시민에게 자신이 도시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인지, 또 누가 도시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인지 다양한 질문을 던져 통계자료에서는 드러나지 않던 시민들의 정제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이끄는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 인터뷰 과정 자체 그대로 무대에 올린다. 리미니 프로토콜의 멤버 슈테판 카에기는 한 인터뷰에서 “마치 저널리스트나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처럼 오리지널 목소리를 찾아 나서는 겁니다. 이제 관객이 그 이야기들을 자신의 해석, 현미경을 가지고 비춰보고 싶은 재미를 얻게끔 그 이야기들을 끼워 맞추고 선별하고 초점을 맞추는 일입니다”라고 밝혔다. 무대를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본 것이다.

나는 리미니 프로토콜의 작업 방식에 영감을 받아 작년에 대명공연거리 외곽의 폐가를 초소형 야외무대로 활용한 ‘빈 집으로의 초대’에서 직접 실험을 했다. 전국의 빈 집 100만 시대를 맞아 시민들을 직접 실제 폐가 마당에 초대하여 빈 집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시민들에게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나눠주어 기자처럼 현장 사진을 담게 했다. 현장 사진을 담는 동안 폐가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솔직한 생각들을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들을 수 있게 했다. 사람들의 무관심 속 스러져가던 폐가의 마당에 주민, 대학생, 퍼실리테이터, 예술가, 직장인, 공무원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들이 모여 배우들이 직접 구성한 퍼포먼스를 관람하고 난 뒤 빈 집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심지어 비가 오는 날에도 시민들은 우비를 입고 각자 인생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나누어 주어 퍼포먼스는 놀랍도록 풍부해졌다.

왜 나는 그동안 허구의 이야기를 찾아 헤매왔던 것일까? 나와 내 주변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살아 숨쉬고 있었는데 말이다. 올해도 대구에서 문제 발생 현장을 무대로 토론을 나눠보는 혼돈의 공연시리즈를 통해 시민들이 주인공이 되는 프로젝트를 이어갈 것이다.이다솜<프로젝트 극단 청춘무대 대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