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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정<어울아트센터 공연기획담당> |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이다. 주제곡인 ‘이룰 수 없는 꿈(The Impossible Dream)’ 역시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넘버다. 이 뮤지컬은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랑 받고 있는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각색한 작품으로, 1964년 미국에서 초연되고 한국에서는 2005년 국립극장에서 ‘돈키호테’라는 이름으로 초연된 이후 2007년부터는 원제인 ‘맨 오브 라만차’라는 이름으로 공연되고 있다.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작품이 주는 메시지,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주인공 세르반테스의 무모함이 좋아서다.
작품은 극중극 형태다. 주인공 세르반테스가 신성 모독죄로 지하 감옥에 들어와 자신의 죄를 변론하며 죄수들과 즉흥극을 벌이는 과정을 그린다. 풍차를 악당이라 여기고 한판 대결을 벌이는가 하면 여관을 성으로, 이발사의 세숫대야를 황금투구라 여기며 자신을 돈키호테라는 기사로 착각한 채 산초와의 모험을 이어가는 그의 모습은 우스꽝스럽고 무모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돈키호테 특유의 진실과 용기에 주변 사람들은 전염되고 나 역시 그의 무모함에 빠져버렸다.
세르반테스를 미치광이 취급하며 비웃는 공작에게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세상이 미쳐 돌아갈 때 누굴 미치광이라고 부를 수 있겠소? 세상이 미쳤을 땐 너무 똑바른 정신을 가진 사람이 미친 것이겠죠, 그 중에서도 가장 미친 짓은 현실에 안주한 채 꿈을 포기하는 것이오!” 이 대사는 마치 꿈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 같았다.
누구나 광대한 꿈을 꿨던 시절이 있다. 나 역시 어린 시절 외교관이라는 꿈을 꿨다. 어릴 적 친구들이 대통령, 판사, 의사 이런 꿈을 꿨던 것처럼 나의 꿈 역시 그저 막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니 어느 순간 내 꿈이 무엇인지조차 질문해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삶의 단계를 하나씩 밟아가며 살아가는 것에 만족하고 지내다 보니 꿈이라는 것은 어린이나 청소년의 전유물이라 여겼지 나와는 별 상관없는 단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현실에 안주한 채 꿈을 포기한 ‘세상에서 가장 미친 짓’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꿈, 이제 그 꿈을 다시 꿔보려 한다. 지금 외교관의 꿈을 꾸진 못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 언젠가 문화로 우리나라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문화 외교관의 꿈은 꿔도 괜찮을 거 같다. 어릴 적 가슴 속에 품어 온 그 꿈, 어쩌면 Impossible dream이 될 뻔한 나의 꿈이 Possible dream이 될 수 있도록 이번 기회를 통해 나 자신을 다잡아 본다.이현정<어울아트센터 공연기획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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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꿈을 꾼다 이룰 수 없는 꿈일지라도](https://www.yeongnam.com/mnt/file/201902/20190213.01023075503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