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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에 있었던 일이다. 나는 지하철 아양교역 버스정류장에 있었다. 그때 연세가 많은 할머니가 지하철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할머니는 장사를 위한 채소 짐이 너무 많아서 꼼짝 못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이 그 할머니 옆을 지나갔다. 할머니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주위 사람의 반응이 궁금해서 잠시 지켜보았다. 결국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나는 그 할머니와 짐을 옮겼다. 836번 버스가 오자 노약자석에는 대부분 젊은이들이 앉아 있었다.
이때 생각난 것은 2001년에 한국을 찾았을 때의 일이다. 나는 구포역에서 큰 여행가방 두 개를 끌고 계단을 올려다보고 있었는데 바로 지나가던 사람이 건너편 홈까지 짐을 옮기는 것을 도와주었다. 예전에는 많은 사람이 “한국 사람들이 정이 많죠”라고 내게 물었고 나는 “네”라고 대답했다. 작년에 오랜만에 이 질문을 들었다. 너무 오랜만이라 조금 당황하면서 “글쎄~”라고 대답했다.
잘못된 존경어는 이미 최근의 이야기가 아니다. 10년 정도 전부터 옷 가게에서 “작은 사이즈도 계십니다”라든지, 식당의 계산대에서 “5만원 나오셨어요”라는 이상한 말을 듣게 되었다. 한국어와 일본어에는 상대를 높이는 ‘존경어’와 자신을 낮춘 ‘겸양어’가 있는데, 이렇게 아무것에나 존경어를 사용하면 무엇이 옳은지 헷갈린다. “피자, 나오셨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은 주위 혹은 자신이 어떻게 존경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의식해서 들었으면 한다.
일본 요리만화 ‘맛의 달인’ 10권에는 1980년대 한국의 예절을 소개한 내용이 있다. 주인공이 근무하는 신문사에서는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책을 한국의 출판사 대한서적과 공동 출판하게 되었다. 그 접대 자리에서 사회를 맡은 문화부 부부장의 행동에 대해 대한서적 사장은 격노하고 자리를 떠난다. 그 행동은 윗사람 앞에서 담배를 피운 것과 술을 마신 것이다. 대한서적 사장은 한국의 기본적인 예절도 모르고 한국 문화에 대한 책을 출판하려는 자세에 분개한 것이다. 주인공의 조언으로 부부장은 대한서적 사장의 신뢰를 회복한다. 다시 열린 회식 자리에서는 윗사람이 술을 권할 경우 두 번까지는 거절해야 한다는 한국의 예절이 소개되었다.
만화의 내용에서 윗사람의 술은 두 번까지 거절한다는 것을 나는 실제로 본 적이 없다. 이런 예절은 아주 옛날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초고령의 어른이 건재한 경우 어쩌면 지금도 이러고 있을지도 모른다. 변해가는 한국. 전보다 좋아진 것도 있고 당연히 옛날이 더 좋았던 것도 있다. 무엇이 소중한 것일까.
가와타 쓰요미<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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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변해가는 한국 2-예절](https://www.yeongnam.com/mnt/file/201902/20190225.010220809120001i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