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역사 그 중심, 오만과 편견

  • 뉴미디어부
  • |
  • 입력 2019-04-16  |  수정 2019-04-16 08:04  |  발행일 2019-04-16 제25면
장현희<제28회 전국무용제 총괄기획팀장>
[문화산책] 역사 그 중심, 오만과 편견

지난주 영남일보를 통해 권영진 대구시장의 경북도청에서 이루어진 특강에 관한 기사를 보았다. 그 내용은 ‘늘 대한민국 중심에 서 있었다는 자만과 근대화의 주역이었다는 오만, 즉 과거에만 갇혀 있었다. 과거라는 시간의 벽을 뛰어넘어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전부가 아니다. 편견에서 벗어나 넓은 세계를 바라보며 긍정의 에너지를 폭발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을 보고 과도한 상상을 하였고 희열을 느꼈다.

또 나는 이 글을 통해 오만과 편견으로 둘러싸인 내 현재를 바라보았다. 침묵은 왜곡을 만들었고 다시 반복되었으며 침묵에 사로잡힌 역사는 미래도 진실도 없이 아픔만이 따르고 있다. 나는 대구무용이라는 블랙홀 속에 서 있다.

대구역사 속 예술의 역사, 그 속에 대구무용 50년 역사 기록. 진실이 무엇인가. 대구문화재단 2019년 근현대 문화예술인물 무용가로 선정된 김상규는 나의 스승이신 고(故) 김소라 교수(대구가톨릭대)의 아버지다. 김소라 교수는 53세에 세상을 떠났다. 스승의 투병을 끝까지 지켜보았고 많은 제자가 마지막을 함께했다. 스승이 떠나고 난 뒤 나는 교수 재계약을 거절했다. 스승을 떠나보낸 자리, 슬픔을 거둘 시간은 줬어야 하지 않았을까. 만약 스승인 김소라 교수가 살아 있었더라면 어떠했을까. 적어도 일부분의 역사왜곡은 없었을 것이다.

대구에 내려와서 첫 작업으로 나온 작품이 대구대표로 전국무용제를 나가게 되었고 아마 그때부터 장현희라는 사람의 역사는 만들어진 것 같다. 적어도 역사는 그것을 증명할 수 있고 근거 있는 기록들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인데 꼭 그렇지만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역사는 그들이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것도 강조하고 싶다.

어쩌면 그 당시 두 손을 얌전히 모으고 머리를 조아리고 서 있었더라면 이렇게 멀리 돌아서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아마 더 좋은 환경과 시스템에서 편하게 입으로 예술을 논하고 입으로 춤을 추고 입으로 누군가의 거짓된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부모님의 도움 없인 예술을 해나가기 힘들고, 끝나지 않는 나와의 타협은 나를 지치고 힘들게 한다. 다른 생각 앞에 ‘다르다’가 아닌 ‘같다’라는 말을 주저하는 나를 마주한다. 그들이 말하는 예의와 유연함, 융통성과 사회성이 이것이었을까.

부정한다. 오만과 편견으로 만들어지고 근거 없이 기록되는 모든 것을 부정한다. 잘못된 역사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현재 일어나는 일들의 기록이 왜곡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