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교류

  • 뉴미디어부
  • |
  • 입력 2019-05-20  |  수정 2019-05-20 08:11  |  발행일 2019-05-20 제22면
[문화산책] 교류

어떠한 요소에 있어 다양성과 독자성을 인정하고 시야를 넓히며 상호 간의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을 교류라고 한다. 인류는 이러한 교류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주변국들과의 교류를 끊임없이 이어왔고 특히 중국, 일본과는 보다 긴밀한 교류를 통해 관계를 지속해왔다. 이러한 교류는 미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현대미술에 있어서 교류는 중요한 맥락 중 하나다. 현대미술은 애초에 유럽, 즉 서양의 문화이기에 한국에 들어오고 자리 잡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한국 근대미술의 기점을 설정하는 것도 여러 의견으로 갈리는 것이 이에 대한 방증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우리 지역의 예술적 교류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40여년간 교류를 이야기하는 작가가 있다.

지난 4월23일부터는 영천에 소재한 시안미술관에서 ‘한국과의 환류(環流)’라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이 전시의 작가인 오쿠보 에이지는 고대시대부터 일본 문화에 영향을 준 한국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1973년 김구림 작가를 일본 도쿄 시로타 화랑에서 처음 만나 교류하게 되었고 이내 1980년에 한국에 방문하게 된다. 이후 오쿠보 에이지는 40년이라는 기간 동안 한국의 역사와 문화의 흐름에 주목하여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이 전시를 보기 위해 지난주 시안미술관을 찾았다. ‘환류’라는 제목에 유념하며 관람했다. 총 3관으로 나눠 전시가 진행되는데 1관은 현재의 작업, 2관은 2000년대 초반에서 1990년대의 작업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마지막 3관에서는 더 이전인 80년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관객은 자연스럽게 현재에서 과거로 환류하며 작품을 감상하고, 다시 3관에서 1관으로 돌아오는 길은 과거로부터 현재로 돌아오는 길이다. 이 길에서 관객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사유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나에게 인상 깊었던 3관에는 오쿠보 에이지의 1980년대 작품과 함께 김구림, 남춘모, 박철호, 고(故)박현기, 신경애, 이교준 작가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전시를 보고 대구로 ‘환류’하는 길에 예술의 교류 필요성과 실행방안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대상과 대상이 교류할 수 있게 가교 역할을 하는 직업이다 보니 이번 전시는 더욱 뜻깊게 느껴졌던 것 같다. 지역 예술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건강하고 지속적인 교류가 필요하다.

박천 (독립큐레이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