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같은 ‘야시장 도시 대구’ 잠재력 충분…야간관광 새 콘텐츠 도약”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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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15   |  발행일 2019-11-15 제35면   |  수정 2019-11-15
서문·칠성 夜시장 숨은 주역, 이병두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상권육성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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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야시장과 칠성야시장의 개장 준비부터 각종 콘텐츠 개발에 이르기까지 실무를 맡고 있는 이병두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상권육성팀장이 칠성야시장에서 상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며 청결과 안전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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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야시장이 문을 열기 전 상인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는 이병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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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개장한 칠성야시장을 매일 찾는 이병두 팀장이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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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두 팀장이 칠성야시장 내 몽골텐트를 점검하고 있다.


2016년 6월, 2019년 11월 각각 개장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서문야시장과 칠성야시장의 개장 준비부터 각종 콘텐츠 개발에 이르기까지 실무를 맡고 있는 이병두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상권육성팀장(55). 지난 5일 오후 칠성야시장에서 만난 이 팀장은 시설점검부터 야시장 상인 교육까지 직접 챙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유통업계·하양공설시장 육성사업단 업무 경험
지역 첫 시도한 350m 서문야시장 글로벌 사업
대구시·상인연합회 적극적 도움덕 무사히 개장


▶서문시장부터 칠성시장까지 야시장 개장 실무를 담당했는데.

“전산직 직원으로 동아백화점에 입사해 17년간 근무하며 전산실장으로 퇴직했지만, 유통업계에 있다보니 사이버몰팀장을 비롯한 유통 관련 업무도 할 기회가 많아 경산 하양공설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을 맡은 것이 계기가 된 것 같다. 2004년 동아백화점 퇴직 후 짧게짧게 아웃렛 오픈 준비 업무나 기업 전산실 감사 프리랜서 등 단기직으로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푸른평화소비자협동조합 물류국장으로 3년간 일한 뒤 우연한 기회에 하양공설시장 육성사업단에서 일하게 됐다. 그러던 중 2016년 1월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당시 진흥센터)의 서문시장 글로벌명품시장 육성사업단 공개채용에 응시해 팀장으로 입사하게 된 것이 지금까지 오게 됐다.”

▶이전까지 야시장 업무를 해 본 적이 있었나.

“전혀 없었다. 그나마 하양공설시장의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업무가 큰 도움이 됐다. 서문야시장은 2015년 중소벤처기업부 사업으로 선정돼 한국관광공사에서 추진했지만, 아무래도 지역사정을 잘 모르는 기관이라 진척을 보지 못해 대구전통시장진흥센터로 업무가 넘어오게 됐고, 그래서 추가 인력을 공개채용했다. 그 때 4명을 선발했다. 입사하자마자 백지상태의 서문야시장을 5개월 뒤 개장해야 하는 업무를 맡고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대구시에서 야시장에 대한 기본적인 큰 틀을 잡고 있어서 실무적인 부분만 열심히 했다.”

▶대구경북에서 처음 시도하는 야시장 사업이었는데, 부담은 없었나.

“서문야시장 사업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주말 운영 전주 남부야시장과 상시 운영하지만 소규모인 부산 부평깡통야시장과는 다른 차원의 큰 야시장이었다. 길이만 350m에다 매대도 80개다. 다른 지역 야시장의 매대는 30여개에 불과하다. 다행히 대구시를 비롯한 서문시장상인연합회 등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무사히 개장할 수 있었다.”

☞서문야시장

주말 찾은 50% 관광객, 단체손님 대부분 외국인
韓관광 100선 선정, 3년5개월간 2400만명 방문
사업비 100배 경제 효과·청년 창업·일자리 창출


▶3년5개월이 지난 서문야시장의 성적표를 매긴다면.

“성과가 크다. 단적으로 금요일과 토요일에 가 보면 50% 이상이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이다. 특히 단체손님 대부분은 외국인이다. 주말 4만~5만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서문야시장이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알려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구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 서문시장이라는 점도 서문야시장과 무관치 않다. 외국인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관광자원이 별로 없는 대구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고 본다. 서문시장이 2017년 ‘한국관광의 별’과 2018년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데에는 야시장의 역할이 컸다. 지금까지 2천400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서문야시장을 찾았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다.”

▶서문야시장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45억원이 투입된 글로벌명품 서문야시장은 경제적 효과가 사업비의 100배에 달할 정도다. 대경연구원이 2016년 6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문야시장의 직·간접적인 경제적파급효과는 무려 4천551억원이나 된다. 또 청년들에게 창업의 기회를 제공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20~30대가 80% 정도를 차지하면서 청년상인 55명에 종사자까지 포함하면 100여명의 일자리를 서문야시장에서 만든 셈이다. 서문야시장이 서문시장의 홍보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각종 SNS 등을 통해 야시장이 알려지면서 덩달아 서문시장에 대한 국내외 관심도 높아졌다.”

휴게공간 부족·주변상가 영업 안해 다소 어두워
주말 한해 2지구 1층 문 열면 분위기 개선 큰도움


▶성과는 크지만, 과제도 있을 것 같은데.

“개장 4년 가까이 되니까 개선해야 할 점도 없지는 않다. 우선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또한 휴게 공간이 많이 부족한 편이다. 앉아서 음식을 먹을 공간이 적어 휴게공간 확충이 뒤따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글로벌명품 야시장이 되기 위해선 기존 상인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본다. 서문야시장의 경우 다소 어둡다는 지적이 있는데, 최소한 금요일과 토요일만이라도 외지인과 외국인들을 위해 야시장과 인접한 동산상가와 2지구에서 밤 9시까지 영업을 해 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장사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한데도 현실화되지 못해 아쉬움이 많다. ‘서문야시장은 먹거리는 좋은데, 살거리가 없다’는 지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동산상가와 2지구의 1층만이라도 주말에 문을 열어 놓으면 분위기도 환해지고 시너지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주말 대구 야시장에 가서 뭐 먹고, 뭐 살까’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면 서문야시장은 전국을 넘어 세계적인 야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볼거리와 휴게공간 확충은 시급하다.”

☞칠성야시장

한강변 도깨비야시장 같은 신천 끼고 있어 장점
동절기 개장 걱정 많았지만 부족함 없도록 준비
야간 시티투어와 연계땐 유명 관광코스 가능성


▶칠성야시장 개장에도 실무를 담당했는데.

“업무가 업무이니 만큼, 공교롭게 대구의 두 야시장 개장에 직접 관여하게 됐다. 칠성야시장은 서문야시장과 달리 서울 한강변 도깨비야시장처럼 신천을 끼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문시장에 비해 규모면에서는 다소 작지만 나름의 특색이 있다.”

▶칠성야시장이 개장한 지 며칠 지났는데, 당초 기대와 비교한다면.

“기대 이상이다. 당초 8월에 개장하려다 여러 사정으로 겨울이 시작되는 11월에 개장하게 돼 걱정이 많았는데,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주셔서 대성공으로 본다. 다만 걱정은 날씨가 계속 추워지고 있어 이런 분위기가 얼마나 갈지 지켜보고 있다. 방문객들에게 조금의 부족함도 없도록 동절기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칠성야시장은 추워서 안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주변 환경 등 서문야시장보다 좋은 조건을 갖춘 칠성야시장도 보완할 점이 있다면.

“신천둔치와 야시장의 어울림을 위해 더 많은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칠성시장이 상권르네상스 프로젝트 사업에 선정돼 5년간 사업비가 투자돼 개발이 계속된다. 그 개발과 연계해 야시장도 역할을 한다면 기준 상권과 함께 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밤이면 다소 어두웠던 칠성교 주변이 칠성야시장으로 인해 북구의 핫플레이스로 새롭게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칠성야시장이 성공을 거둔다면 대구의 관광지도가 바뀔 것이다. 대구는 서문야시장에 이어 칠성야시장을 기반으로 한 ‘야간관광도시’가 충분히 될 수 있다. 당장 야간시티투어를 운영해 서문야시장과 칠성야시장을 중심으로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골목인 ‘오메가메 거리’, 수성못, 동성로, 동대구역 등을 연계한다면 유명 대구관광 코스가 될 것이다.”

주차장 문제 등 북구청·대구시 적극 지원 노력
청년 상인 사명감 갖고 임하면 성공기회 많아
시민들도 애정·관심 갖고 많이 찾아 주길 바라


▶칠성야시장이 개장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개장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

“서문야시장도 서문시장상인연합회와 대구시 민생경제과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주차장 부지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칠성야시장도 개장이 쉽지 않았는데 대구시와 북구청 민생경제과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행정안전부 사업임에도 배광식 구청장을 비롯한 북구청 관계자들이 열정적으로 나서 주고 대구시에서 재정적 도움을 적극적으로 지원했기에 개장할 수 있었다.”

▶야시장 상인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야시장 상인 대부분이 청년들이다. 이들이 야시장을 하나의 테스트베드 또는 디딤돌로 삼아 많은 경험을 축적했으면 한다. 야시장에서 돈을 많이 벌고 큰 부자가 될 수는 없겠지만 좋은 경험은 분명 될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대구관광 랜드마크의 일원으로 사명감을 갖고 복장과 요리, 팀워크까지 갖춰 준다면 분명 사업가로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대구 관광’최일선에 있다는 각오로 꿈을 갖고 종사해 주었으면 한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추운 날씨에도 이번에 개장한 칠성야시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찾아준 시민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다소 불편한 점이 있었더라도 초창기 실수로 봐 주시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칠성야시장이 서문야시장과 함께 세계적인 야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합니다. 서문야시장은 서문대로, 칠성야시장은 칠성대로 나름의 특색이 있으니 아직 방문해 보지 않은 시민들은 다소 쌀쌀한 날씨지만 한 번 찾아주셔서 청년 셰프들의 색다른 음식을 맛보는 건 어떨까요. 대구 두 야시장 많이많이 사랑해 주세요.”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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