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영덕 모 우체국 소속 집배원 뇌출혈로 의식 잃어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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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27   |  발행일 2020-01-28 제9면   |  수정 2020-01-27

설 연휴를 앞두고 경북지역 한 우체국 소속 집배원이 과로로 쓰러져 사경을 헤매고 있다. 27일 전국우정노동조합 경북지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영덕 한 우체국 소속 집배원 A씨(43)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A씨는 이날 오전 택배 배달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한 뒤 이동 중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씨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동료 B씨는 "A씨는 평소 운동도 열심히 하고 건강상태도 좋았다. 설 연휴 2주 전부터 택배 물량 증가로 업무가 가중돼 이 같은 변을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명절 연휴를 앞둔 기간에는 택배물량이 몇 배씩 증가해 상당수 집배원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A씨도 평소보다 2~3배 많은 물량을 배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농촌지역 특성상 택배 배송 거리가 멀고, 설 연휴를 앞두고서는 택배 배달뿐 아니라 수거·배송 업무도 더해지면서 이를 일과시간 내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늘 쫓겼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집배원 인력 충원 등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8년 25명, 지난해 상반기 9명이 과로로 사망하는 등 집배원 과로사는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력충원은 요원한 실정이다. 우정본부와 노조는 지난해 7월 인력 988명 충원 등을 합의했으나 실제 충원된 인력은 전국적으로 120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인력의 경우 채용공고, 배달차량 도입 등이 이뤄지지 않아 당장 고용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국우정노동조합 경북지방본부 관계자는 "현장에선 인력충원, 집배원 주5일제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쉽지 않다"며 "A씨의 경우에는 업무 중에 이 같은 일이 발생했기 때문에 치료비 지원 등 공상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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