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빛다큐멘터리 사진전...23일까지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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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04   |  발행일 2020-02-05 제21면   |  수정 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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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_몽우리돌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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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수_세월; 외면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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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문_갯벌
조진섭_난민2
조진섭_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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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태_체르노빌의 자발적 정착민

사진의 힘은 세다. 온빛다큐멘터리 사진가 모임(회장 석재현)이 선정한 '2019년 온빛 수상작' 사진전 'DOCUMENTARY'는 그런 사진의 힘을 묵직하게 보여주고 실천하는 전시다. 난민, 전쟁, 죽음,고통을 마주하고 대면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들은 눈 돌리지 않고 외면하지 않는다. 정직하게 말하고 용감하게 보여준다. 그렇게 사진은 힘을 얻는다. 23일까지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2019년 온빛수상자는 김동우·박준수·신병문·정성태·조진섭씨 등 5명이다. 최우수상은 신병문씨의 '갯벌'이,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코리아에서 후원하는 '뉴플랫폼상'은 김동우의 '뭉우리돌을 찾아서'가 받았다.

신병문씨는 하늘에서 본 우리 땅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주제로 우리 국토의 여러 면면을 상공에서 기록해 온 작가다.우리나라 사진가로서는 드물게 개인 비행 장비를 타고 직접 항공에서 촬영하는 방식을 고수하며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이 땅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우는데 소명 의식을 갖고 작업 중"이라는 그는 2022년까지 하늘과 땅에서 대한민국을 기록하는 10년간의 사진기록 프로젝트를 진행 하고 있다.
수상작 '갯벌'은 신 씨가 수년간 찍은 갯벌의 모습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신 씨의 갯벌은 육지에 서서 바라보는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다른 고도, 다른 관점으로 우리에게 갯벌에 대한 확장된 시각을 열어 준다. 조수간만의 차이에 의해 하루 두 번씩 모습을 드러내는 갯벌의 시간과 갯벌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노동의 풍경을 통해 우리는 생태와 환경이라는 또다른 문제를 직면하게 된다.

'뉴플랫폼상'을 수상한 김동우씨의 '뭉우리돌을 찾아서'는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의 흔적들을 발로 쫓고 사진과 글로 기록한 것이다. 2017년 4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우즈베키스탄에서 네덜란드 · 미국 · 멕시코 등 9개국의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만났다. 잊어버린 역사를 소환하고 증거한 김씨의 기록들은 우리가 기억하고 살펴야 할 과거이자 현재다.

박준수씨의 '세월 : 외면의 풍경'은 침몰한 세월호 이후 한국 사회의 여러 풍경들을 담고 있다. 박씨는 2015년 '세월호 1년 후'라는 작업으로 파리사진상 (Px3 2015) 프레스-피쳐 스토리 부문 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꾸준히 한국 사회가 눈 돌리고 알려 하지 않았던 세월호 이후의 풍경들을 외면하지 않고 담아내고 있다.

정성태씨는 인류의 어두운 역사 속에서 사진의 모티브를 찾는 작가다. 그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당시 강제이주 됐다가 33년 만에 방사성 물질의 끔찍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금지된 땅으로 되돌아와 살고 있는 '체르노빌 사모셜르(자발적 정착자)'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아름답고 안온해 보이는 일상의 풍경 속에 겹쳐진 20세기 인류 최악의 재앙을 고스란히 담은 사진들이다.

조진섭씨는 1990년대 발칸전쟁으로 만들어진 프랑스 칼레 난민촌을 중심으로 유라시아 대륙 곳곳으로 흩어진 난민들을 찾았다. 조씨의 작품은 빛의 자유로운 운용과 선연한 색채로 인간 본성에 대한 물음과 탐구의 과정을 보여준다.

'온빛다큐멘터리'는 2011년 한국다큐멘터리 사진의 활성화를 위해 뜻을 모은 사진가 단체다. 사진의 본질인 기록성을 다시 돌아보면서 사진을 통해 이 시대를 보다 깊이 있게 해석하기 위해 모였다.
온빛다큐멘터리가 제정한 '온빛사진상'은 다큐멘터리사진 작업을 하고 있는 누구나 응모할 수 있으며, 사회적인 다큐멘터리사진 뿐 아니라 순수 다큐멘터리, 생태-자연 다큐멘터리, 포토저널리즘 등 사실적인 기록 사진에 기반한 작가의 세계관을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이면 자유롭게 응모할 수 있는 상이다.

석재현 온빛다큐멘터리 회장은 "대중적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의미있는 스토리를 발굴, 사진으로 기록하여 사회적 소통과 공감을 이루고자 한다. 동시대인들의 삶에 대한 정보 공유, 인간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에서 비롯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변화에 온빛 다큐멘터리가 소중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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