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는 위기극복의 DNA가 있다!

  •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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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06   |  발행일 2020-03-06 제21면   |  수정 20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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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은 이전에 겪어 보지 못한 낯설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랜 역사만큼 많은 일을 겪었고 위기 때마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극복해 온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IMF 외환위기·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해도 너무나 생소한 충격이다. 특히 대구와 경북이 이번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에서 시·도민이 느끼는 안타까움과 불안감은 실로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한산해진 도로, 문을 닫은 식당가와 상점들, 휴학과 휴원으로 온종일 집에만 있는 학생들, 이 모든 것들이 참 낯설다. 우리를 더 당황스럽게 만드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을 취하는 국가가 90여개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렇게 좌절하고 실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언제나 그러했듯이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힘차게 일어서야 한다. 그리고 우리 대구경북이 그 중심이 되었으면 한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희망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국무총리가 직접 대구에 상주하면서 질병관리본부를 지휘하고, 각계각층에서 대구경북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물결이 일고 있다.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의 가슴 울리는 호소에 뜨거운 가슴의 의료진이 감염과 과로의 위험에도 굴하지 않고 속속 대구로 집결하고 있다.

삼성과 같은 대표 기업들과 화성산업·태왕 등 지역기업들이 성금과 필요물품을 앞다투어 기탁하고 있다. 손예진·이영애씨를 비롯한 많은 유명 연예인들도 대구경북 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자신들조차 영업을 못하고 있는 칠성시장 야시장 청년상인들이 힘든 의료진을 위해 손수 도시락을 만들어 전달하고, 건물주들도 힘든 자영업자들을 위해 스스로 임대료를 낮춰 고통을 분담하겠다고 나섰다.

이러한 응원에 부끄럽지 않게 대구경북이 앞장서 위기를 돌파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시민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적극 나서자. 철저하게 위생수칙을 따르고,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확산의 최대 고비라 할 수 있는 3월을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가슴에 꼭 새겨야 하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하나는 내게 있을 수도 있는 바이러스를 절대 남에게 옮기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이고, 다른 하나는 나 역시 타인으로부터 절대 바이러스가 옮지 않도록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자세다.

지금 우리 대구경북은 자존심이 많이 상해 있다.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가 아님에도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죄인 아닌 죄인의 심정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우리 지역은 위기 때마다 국난극복의 출발점이자 구심점의 역할을 해 온 자랑스러운 역사와 저력을 가진 곳이다. 일제강점기 때 분연히 떨쳐 일어난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이제 대구경북이 코로나19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모범사례를 보여줌으로써 그 미안함을 떨쳐내자.

시간이 흐를수록 완치 후 퇴원자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고, 우리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심리적 공포가 지배하면서 실제의 위험보다 훨씬 부풀려진 두려움에 직면하고 있는데, 우리에겐 위기극복의 DNA가 있음을 잊지 말자. 너무 움츠리지 말고, 위축되지 말자. 전 국민이 보내준 '힘내라 대구경북!'에 우리 지역이 '힘내자, 대한민국!'으로 화답할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이재하(대구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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