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물길따라…떠나자! 상주 핫플레이스]〈2〉국립 낙동강생물자원관

  •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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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8   |  발행일 2020-05-28 제12면   |  수정 2020-05-28
동식물과 교감하며 미지의 세계로…개관 이후 100만명 이상 다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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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개관한 낙동강생물자원관은 담수(淡水)에 서식하는 생물자원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으로, 12만3천592㎡ 규모의 부지에 연구·수장동, 연구온실 및 사육실, 전시·교육동, 전시온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전시와 체험공간을 마련해 상주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다. <국립 낙동강생물자원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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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온실에는 수로를 가운데 두고 한반도 남부 상록수림을 대표하는 식물 137종 1천800여점이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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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교육동 생명누리관 2층에 들어서면 고라니를 쫓는 호랑이를 볼 수 있다. 이쪽 모퉁이에서는 사자가 뛰쳐나오고 저쪽 모퉁이를 돌면 커다란 백상아리가 뾰족한 이빨을 드러내고 떡하니 돌진해온다. 모두 영원히 멈춰선 박제지만 마치 살아있는 듯 생동감이 있다.

상주보 지나 잠시 물길을 거슬러 오르면 강변의 둔덕진 자리로부터 뻗쳐 나온 은빛의 예각선이 보인다. 출항을 기다리는 뱃머리인가 했더니 재두루미의 날개란다. 전 세계적으로 얼마 남지 않은 희귀종이자 낙동강의 아주 귀한 손님인 재두루미를 마스코트로 세운 곳, '국립 낙동강생물자원관'이다. 2015년 개관한 낙동강생물자원관은 하천과 호수 등 담수(淡水)에 서식하는 생물자원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환경부 산하 기관이다. 12만3천592㎡ 규모의 부지에 연구·수장동, 연구온실 및 사육실, 전시·교육동, 전시온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에 엄중한 비중을 두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국민의 참여와 체험을 위한 공간 구성에 심혈을 기울인 곳이기도 하다. 어느 관람객은 이곳을 '3대가 즐거울 수 있는 놀라운 곳'이라 했다. 개관 이후 1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담수 서식 생물자원 연구·체험·교육
연구·수장동, 전시·교육동 등 갖춰
국가 간 생물주권 경쟁 첨병역할도


#1. 담수 생물자원 연구 전초기지 '낙동강생물자원관'

소나무와 키 큰 활엽수, 관목들이 어우러진 넓고 밝은 부지다. 그사이 부드럽게 굴곡진 지세에 맞추어 몇 동의 건물들이 앉았다. 연구·수장동, 연구온실 및 사육실, 전시·교육동, 방문자 숙소, 전시온실 등. 투명한 전시온실을 둘러싼 야외전시장에는 계절의 화원과 생명의 샘을 이어 '사색의 길'을 조성했다. 또 한국의 나무와 꽃들의 정원, 오감으로 만나는 식물들의 정원, 교과서에 나오는 식물과 쓰임으로 아는 식물, 보전해야 할 야생식물의 정원을 이어 '발견의 길'로 엮었다. 언덕을 가뿐히 오른 청량한 강바람에 나뭇잎들이 차르르 흔들리고 놀이터에서 뛰놀던 몇몇 아이들이 땀을 식히는 동안 바람개비가 돈다.

우리의 일상과 참 가까운 소금기 없는 담박한 물, 담수. 그곳에 살고 있는 동물, 식물, 미생물 등을 통틀어 담수생물이라 한다. 그들로부터 인류를 위해 얻을 수 있는 유전자원, 생물체, 유기체군 또는 그 밖의 생물적 구성 요소를 '생물자원'이라 한다. 예를 들어 화장품의 보습 기능을 지렁이 피부의 히알루론산에서 얻고, 연잎의 미세돌기구조를 모방해 방수천을 만드는 것 등이 생물자원의 쓰임이다. 낙동강생물자원관은 그러한 생물자원을 조사, 발굴하고 그 유용성을 연구하며 나아가 전문 인력을 키우는 일을 한다.


특히 연구·수장동에는 550만점 이상의 생물을 보전할 수 있는 최첨단 수장시설과 연구시설이 있고, 사육실에는 각종 어류와 양서류, 파충류 등이 관리되고 있다. 전시온실에는 계곡처럼 단 차이를 둔 수로를 가운데 두고 한반도 남부 상록수림을 대표하는 식물 137종 1천800여점이 자라고 있다.

담수 생태계는 호수나 연못과 같은 정수생태계와 계곡, 평지하천, 대규모 강 등과 같은 유수생태계, 그리고 습지 생태계를 모두 포함한다. 이처럼 다양한 종류를 통칭해 하천생태계라 부른다. 그것은 하천 내외의 구성요소들을 모두 통합하는 총체적인 시스템으로 모든 지구 생태계의 필수적인 요소다. 이는 곧 인간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깊이 관여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낙동강생물자원관은 설립 초기부터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오감을 통해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 생물 다양성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는 것, 그리하여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생물자원의 소중함을 알리는 것.


#2. 전시·교육동 '생물누리관'

낙동강생물자원관 전시·교육동의 이름은 '생물누리관'이다. 이름에서부터 땅 위의 모든 생명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감을 준다.

문을 열면 고라니들이 떼 지어 육박해온다. 그들을 세 마리 벵갈 호랑이가 쫓는다. 영원히 멈춰 선 박제지만 처음으로 코앞에서 호랑이를 본다. 어미, 아들, 아기 호랑이는 3대 가족이다. 어미는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노화로 자연사했고, 아들은 광주 우치동물원에서 다른 호랑이와 싸우다가 목이 물려 과다 출혈로, 아기는 질병으로 죽었다. 그들이 이곳에서 다시 한 가족으로 모여 달린다. 이쪽 모퉁이로부터 사자가 뛰쳐나오고 저쪽 모퉁이를 돌자 커다란 백상아리가 뾰족한 이빨을 드러내고 떡하니 돌진해온다. 청새리상어, 철갑상어, 홍살귀상어, 복상어가 그를 호위하듯 둘러쌌고 그 아래에는 노랑가오리가 납작 엎드렸다. 계단을 오르면 북극곰과 하마, 얼룩말, 아메리카 들소, 아프리카 들개, 기린, 침팬지, 알락꼬리여우원숭이 등이 하나의 가족을 이뤄 방문객을 맞는다. 천장에는 낙동강의 귀한 손님인 재두루미가 난다.

생명누리관은 3층 규모로 전시, 체험,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지구에 서식하는 모든 동식물의 표본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호랑이가 달리는 로비는 2층이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험학습실이 있고 매회 새로운 주제로 기획되는 특별 전시실, 생명다양성을 주제로 재두루미, 남생이, 각시붕어 등 멸종위기 종을 캐릭터로 만든 4D영상관이 들어서 있다. 또 카페테리아와 편의점, 기념품점 등의 편의시설이 있고, 낙동강으로 열린 야외테라스는 또 다른 매력이다.

1층에는 푸드코트와 교육실이 자리한다. 교육실에서는 각종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놀이와 학습을 결합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부터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까지, 또한 전공자를 위한 전문적인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3층에는 지구와 한반도, 그리고 낙동강의 생물다양성과 삶을 보여주는 2개의 전시실이 있다. 온갖 식물과 어류, 곤충,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 플랑크톤과 균류 등에 이르는 생물표본 2천여종 4천800여점을 전시 중이다. 그것들은 살아 있는 것, 박제된 것, 본뜬 것, 사진 등 각종 형식으로 펼쳐져 있다. 사람들은 코를 바짝 대거나 고개를 쳐들고 유리창이나 현미경을 통해 미지의 세계로 들어간다. 새들과 곤충들의 기묘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강물 흐르는 소리에 손발을 적신다. 전시관에서 오감이 작동한다.

생물누리관 다양한 전시 '오감만족'
달리는 고라니·호랑이 박제 생동감
3층엔 생물표본 4천800여점 선보여


#3.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생물누리관 전시실 한편에는 선조들의 생물자원 활용과 생활 속 제품들도 볼 수 있고, 생물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방안 등에 대해서도 가르쳐준다.

다양한 종류의 동식물들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의약품, 농산물, 식료품의 원료 등을 제공하며 그 잠재적 혜택은 가치로 따질 수 없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매일 지구상의 동식물 70여 종이 멸종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멸종이 지속된다면 반세기 후에는 전체 동식물 종의 4분의 1이 사라질 것이라 보고 있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그 구성요소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확보하는 것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고, 이러한 인식은 국경을 넘어 범지구적으로 가져야 한다. 이미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 생물다양성 보전과 그에 따른 권리 및 의무를 규정한 협약이 채택되어 발효되었고, 2010년에는 그 세목을 정리한 나고야 의정서가 채택되면서 국가 간 생물주권 확보경쟁이 본격화됐다. 나아가 세계 각국은 현재 생물자원과 생명공학기술을 접목한 생물산업(BT)을 차세대 성장 동력 및 미래전략 산업으로 선정하여 집중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 담수에는 의약품 등 산업의 원천 소재로써 활용 가치가 큰 미생물과 동물, 식물 등이 10만종 이상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가운데 4만여 종이 현재까지 발견됐으며 매년 1천여종이 새로 발견된다. 낙동강생물자원관은 연간 400종 이상의 담수 생물을 조사, 발굴할 계획이다. 이는 낙동강생물자원관이 미래의 생물주권 확보경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생물자원은 우리 생태계의 구성원이자 우리 삶의 소중한 자원이며 보호와 보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글=류혜숙<작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참고=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누리집,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누리집, 시사경제용어사전.

다양한 메뉴의 푸드코트·방문자 숙소 인기
낙동강생물자원관은 식사를 할 수 있는 푸드코트가 마련되어 있어 관람객에게 인기다. 메뉴도 다양하다. 육개장과 김치찌개, 소불고기 덮밥 등의 한식류와 짜장면, 돈가스, 우동 등의 일품류를 판매한다. 카페테리아에는 다양한 커피와 간단한 디저트류가 있고, 외부로 이어지는 야외테라스는 최고로 전망 좋은 곳이다.

낙동강생물자원관 입구 강변에도 '경천섬 짬뽕' 식당과 '커피랑 썸 타다' 카페, 마트가 한데 모여 있다. 식당에서는 홍짬뽕, 백짬뽕, 크림 짬뽕 등 면류를 중심으로 약간의 덮밥류와 튀김류를 판매하며 셀프로 제공되는 밥은 수시로 동난다. 카페는 '최고로 맛있는 커피집'을 표방한다. 이밖에 13개실에 3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방문자 숙소를 갖추고 있고, 각종 교육 및 회의 등 업무와 관련해 자원관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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