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人사이드] 'D방역 산파역' 민복기 대구시 트윈데믹 대책추진단장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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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06   |  발행일 2021-01-06 제12면   |  수정 2021-04-29 14:04
"우리나라 코로나 상황 美·유럽과 달라…백신접종 신중히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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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복기 대구시 트윈데믹 대책추진단장이 지난 4일 코로나19 상황과 백신 접종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 중 대구시가 진행하고 있는 마스크쓰고(GO)운동에 대한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민복기 올포스킨피부과 대표원장은 국내외에서 이름난 피부과전문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지난해 2월18일 국내 31번째이자 대구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대구 대유행 초기 그는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으로, 세계 최초의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와 생활치료센터 탄생의 산파 역할을 했다. 칠곡경북대병원 등 의료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대구시에 건의, 현실화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한 것이다. 민 원장은 현재 대구시 트윈데믹 대책추진단장으로 확진 후 입원환자 분류, 임시선별진료소 의료인력 확보, 총괄 방역대책단 회의, 범시민 대책회의, 교육청 자문, 국회 자문, 세계 각국 의사단체 등 비대면 강의와 자문역할 등을 하고 있다. 10개월 이상 피부과 전문의보다 코로나19 전문가, 그것도 현장을 챙기는 전문가로 살아왔다. 대구시 보건공무원 등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지난해 2~3월 대구 대유행을 막아낸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치명률 높은 국가 급하게 백신 접종
사용 후 부작용 등 충분히 고려해야
1월이 지역 확산세 차단 '골든타임'
하루 확진자수 10명 이하로 낮춰야
3단계로 올려도 안따르면 소용없어
방역지침 준수가 경제도 살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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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코로나19 대유행시기였던 지난해 3월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현 대구시 트윈데믹 대책 추진단장·대구시의사회 부회장)은 의료현장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그는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대구시에 전달,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와 생활치료센터 등이 탄생하는데 가교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시의사회 제공〉

▶피부과 전문의가 코로나 대책본부장 역할을 맡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규모 감염을 예측하고 단계별 전략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그간에 쌓인 경험과 네트워크 덕분이다. 피부과 전문의이면서 면역학의학박사로서 기초의학을 공부한 것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군의관 시절 군지휘관으로서의 경험이 빠른 판단과 결정을 하는 데 크게 작용했다. 대량 전사자 처리 훈련, 중증환자 분류 등을 전후방에서 지휘했던 경험이 빠른 판단의 배경이 됐다. 또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대구시의사회 총무이사로서 총괄 업무를 진행한 경험과 대구시의사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감염 안심존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익힌 노하우, 근무 중인 피부과에서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을 받기 위해 많은 공부를 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지금 어떤 상황인지 설명해달라.

"대구지역의 경우 지난해 12월13~19일 확진자는 144명, 같은 달 20~26일은 159명, 27일부터 올해 1월2일까지는 229명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한 달 평균 1.9명이었지만, 12월 들어 19.8명까지 증가했다.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것은 쉽지만 줄이는 것은 어렵다. 방역을 조금만 놓치면 그렇게 된다. 이번 달이 가장 중요하다. 어떻게든 대구와 경북의 확진자 수를 각각 10명 이하로 떨어뜨려야 한다. 지금 추세로 볼 때 방역을 잘하면 2~3주 내에 가능할 수도 있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0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0을 기록하며 급증 추세가 잡혔다고 분석했는데.

"감염재생산지수에 너무 민감하면 안 된다. 확진자 추세가 감소하면서 감염재생산지수도 줄고 있다면 효과가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너무 긍정적인 신호로 보면 안 된다. 방역은 긴 흐름으로 봐야 한다. 며칠 사이 수치가 좋아진 것에 좋아해서는 안 된다. 또 전국 평균이 아니라 지역별로 감소세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민국은 결국 하나로 봐야 하고, 결국 높은 확률 쪽으로 가게 된다. 어느 한 지역에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난다면 결국 전국으로 확산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국민도 큰 그림에서 여유를 가지고 따라갈 필요가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올려야 한다고 보나.

"현재 상황에서 방역만 생각한다면 무조건 3단계로 가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특히 방역 단계를 높이더라도 국민이 따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대구경북민은 지난해 2~3월 1차 대유행에서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로 대구경북과 대한민국을 지켰다. 지난해 2월29일 대구에서 확진자가 하루 741명이 나왔다. 대구경북 시도민의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전국 확산으로 미국이나 유럽처럼 되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당시 대구는 이동량은 평소보다 80% 이상 줄었다. 자발적인 격리가 이뤄진 것이다. 단계 상향보다 1차 대유행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방역지침을 지키는 것이 경제와 방역을 함께 살리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유럽과 상황이 다르다. 먼저 접종을 시작한 국가에서는 백신 초기 부작용의 우려도 있지만, 치명률이 워낙 높다 보니 급한 곳에 우선 백신 접종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먼저 접종한 나라의 데이터, 접종 후 부작용, 고령층의 상황 등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 또 백신에 대해 편견을 버리는 게 필요하다. 중국·러시아 백신에 대한 불신이 큰데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된다. 중국 백신도 안전성이 확보돼 있고, 효과도 60% 이상 나올 가능성이 크다. 중국 의사들도 접종을 시작했고, 군인들도 다 맞은 것으로 알고 있다. 백신은 정치적 판단이 아닌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는 정확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백신을 통해 집단면역 효과를 얻으려면 사회적 신뢰가 중요하다. 과학적인 효과를 떠나 사람들이 불안해서 접종을 거부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

▶백신이 코로나19 종식을 앞당길 것으로 보나.

"꼭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다. 지난해 1차 대유행 당시 빨리 안정화되면 올 하반기쯤 종식될 것으로 봤다. 백신을 이렇게 빨리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바이러스가 토착화하면서 전파율은 높아지지만, 치명률은 낮아지게 되는 상황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미확인 비행 물체(Unidentified Flying Object)처럼 예측할 수 없었다. 제약사가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엄청나게 빨리 나왔다. 백신이 나왔지만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만 백신 접종이 이뤄진 국가 간의 교류는 이르면 6~9월 정도에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 방역이 늦어지는 국가는 올해 말까지도 쉽지 않다."

▶앞으로 감염병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감염병이 또다시 창궐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기회에 전 세계 공조의 시스템을 만들어 두어야 한다. 영화에서처럼 외계인이 침범하면 지구상의 모든 국가가 힘을 합쳐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감염병 등 보건 문제는 보편적이어야 한다. 당연한 것이지만 효과를 위해서도, 현실적으로도 그렇다. 소외계층, 방역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살펴야 한다. 시민이 챙겨서 보고 알려줘야 한다. 이들이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해야 모두가 안전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감염병을 완전히 물리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평등해지기 전까지, 우리 중 그 누구도 평등하지 않다'는 말을 모두가 가슴에 새겨두었으면 좋겠다."

글·사진=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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