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강경 발언 후 오늘 대구 찾는 윤석열의 메시지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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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3   |  발행일 2021-03-03 제27면   |  수정 2021-03-03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늘 오후 대구고·지검을 방문한다. 업무복귀 후 첫 공개일정이다. 이목이 쏠린다. 전국의 기자들이 대구지방검찰청사에 집결할 것이다. 어제 윤 총장이 언론 인터뷰 형식으로 쏟아낸 발언 때문이다. "직을 걸겠다"고 했으니 오늘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것이다. 검찰과 정권의 갈등이 임계점에 도달한 듯하다.

윤 총장의 '대구 메시지'는 어제의 작심발언에다 △검사 생활 시작한 곳이자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대구 방문 △'보수 성지' 대구에서의 발언이 갖는 정치적 해석 △(대권 도전 관련)3월 결단설 △여권의 중수청 신설 압박 △중수청 설치에 대한 검찰 내부 의견 취합 마무리짓는 날(3일) 등 여러 요인이 결합해 주목된다. 특히 검찰 수장으로서 중수청 신설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어제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헌법 정신의 파괴"라며 "법치를 말살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여-검 갈등 재연에 대한 국민 우려가 작지 않다. 코로나 팬데믹의 엄중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소모적 갈등이다. 검찰의 수사·기소권 독점의 폐해는 중언부언할 필요조차 없다. 그래서 공수처가 설치되고, 검경 수사권이 조정되지 않았나. "수사와 공소유지가 일체가 돼 움직이지 않으면 법 집행이 안 된다"는 윤 총장의 말도 일리 있다. 검찰총장 지휘 밖의 여러 검찰청을 두자는 그의 '검찰조직 분리' 의견도 검토할 만한 대안이다. 지금은 공수처의 안착과 검경 수사권 조정의 혼란을 줄이는 노력이 무엇보다 급하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최적의 방안이 중수청 신설이라는 것에도 논란의 여지 있다. 시간을 두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장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하려는 여당 의도는 성급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어제 "(윤 총장을)만날 생각 있다"고 했으니 제발 국민 걱정시키지 말고 대화로 해결하길 바란다.

또 하나. 윤 총장은 정치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빨리 결정하는 게 좋겠다. 지금 같은 불명확한 행보는 정치발전에 유익하지 않다. 공직자의 언행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 그게 공직자로서의 크기를 계량하는, 일반인과 구별되는 잣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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