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행정통합 추진 의지에도 사그러들던 대구·경북의 통합 재논의 불씨가 다시금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 TK 행정통합 논의 한 축인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그동안의 신중한 태도에서 벗어나 '찬성' 견해로 급선회했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그저께 SNS를 통해 "정부의 광역단체 행정통합 기조에 발맞춰 대구경북 통합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요구해 왔던 각종 특례만 더 챙긴다면 이번에는 대구경북의 판을 바꿀 대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한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정부가 지난 16일 내놓은 광역 지방정부 행정통합 인센티브 안(案)은 파격적이라 할 만하다. 통합시 한 곳당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총 20조 원에 달하는 재정 지원과 공공기관 우선 이전, 통합시 위상 강화 등이 핵심이다. TK가 행정통합 열차에 탑승해야 할 명확하고도 절박한 이유가 생긴 셈이다. 사실 행정통합의 기치를 가장 먼저 내 건 곳은 TK였다. 경북 북부지역 반발 등 이견으로 인해 추진 동력을 잃고 장기 과제로 밀려난 현실은 뼈아프다. 대신, 충남·대전, 광주·전남에 이어 부산·경남마저 통합 추진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TK가 설계한 밥상을 정작 남들이 먼저 받게 생긴 상황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제시한 '당근'의 효용 가치가 구미를 당긴다. 4년간 20조 원이면 미래 먹을거리인 신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숙원사업인 공항 이전 등 광역 교통망도 조성할 수 있다. 여기다 공공기관 우선 이전은 청년을 지역에 머물도록 하고, 지역경제를 되살릴 중요한 방책이다. 단순한 행정기관 통합이 아니라 TK의 산업지도를 확 바꿀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문제는 통합 추진의 시간이 촉박하다는 데 있다. 지방선거는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부가 의도한 통합 단체장 선출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대구와 경북 단체장 후보들의 행정통합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표심을 의식한 지역 이기주의에 매몰되거나 '당선 후 논의'라는 소극적인 목소리가 나올 여지가 크다. 하지만 통합은 후보의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질 차원을 넘어선 지역 생존 전략이다. 이번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TK는 '갈라파고스의 섬'으로 전락할 우려가 한층 커진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지원 방침을 감안한다면 통합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이 도지사에 이어 대구시장 출마가 유력한 주호영 국회의원이 TK 통합에 찬성한 점은 다행한 일이다. 이 도지사가 강조했듯 지금은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
논설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영·호남 공동선언…균형발전 위해 한목소리](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601/news-m.v1.20260117.4cf4c263752a42bfacf8c724a96d3b46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