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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텍 교기가 날리고 있는 포스텍 전경. 포스텍은 'Meta-versity'(메타버스와 유니버시티의 합성어)를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포스텍 제공> |
세계적인 연구 중심대학인 포스텍이 캠퍼스라는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가상공간으로 확장하는 'Meta-versity'(메타버스와 유니버시티의 합성어)를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1986년 포스텍은 '국내 최초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설립됐다. 지금은 여러 대학이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고 있지만 1980년대만 해도 그런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산업 역시 선진국을 따라가기 바쁜 시점으로 선도적인 연구에 관한 관심도 그리 높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여러 언론이 개교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연구중심대학'을 소개하기도 했다.
포스텍이 설립된 시기에는 산업계 R&D가 활성화되고 동시에 우리나라 국가연구비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산업계가 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고 연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대학도 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던 시기였다. 포스텍이 '시대가 필요로 한 대학'으로 평가받는 것도 당시 경제 상황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설립 이후 포스코의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 중앙·지방정부, 지역 시민의 전폭적인 관심은 포스텍을 단시간에 세계적인 이공계 대학으로 끌어올렸다. 세계 유수 언론과 연구소는 "포스텍은 비영어권 국가에 위치한 소규모의 사립대학이 리더십과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어떻게 하면 세계 일류 대학이 될 수 있는지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며 포스텍의 혁신성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개교 35주년을 맞는 포스텍은 그동안의 비약적인 성장에 머물지 않고 제2도약을 위해 준비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를 덮치며 엄청난 피해를 줬다. 대학가도 코로나19를 피하지 못했다. 비대면 강의로 인해 많은 대학이 혼란을 겪었고 학생들 역시 불만족스럽다. 이런 불만은 현재진행형이다.
위기가 기회라고 했는가? 코로나19 팬데믹에 긴급하게 대응한 포스텍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었다. 일부 실험 실습을 제외하고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한 강의 평가 결과, 만족도는 기존의 오프라인 강의와 큰 차이가 없거나 아주 근소하게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은 대체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는 점과 녹화된 강의를 자유롭게 복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 강의의 경우에는 사전녹화를 통해 포스텍의 MOOC시스템인 POSTECHx에 올리되, 수업 시작 30분 전과 수업 후에도 가상공간을 활용해 온라인상에서 교수와 조교·학생들이 언제든 질문과 답을 할 수 있도록 해 학습을 촉진했다. 실험 수업도 강의는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되, 사전에 학생들에게 실험 키트를 보내 실험을 직접하도록 해 화상회의를 통해 결과를 토론하도록 했다.
포스텍은 비대면 교육의 경험을 통해 교육과 연구가 캠퍼스라는 공간을 넘어 '메타버스(metaverse)'로 불리는 가상공간을 통해서도 가능함을 확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도 MOOC나 플립드러닝(강의는 온라인으로 미리 수강하고 질의응답과 토론을 강의실에서 수행하는 강의 형태) 강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 해외 석학의 비대면 강의를 준비해 학생들에게 보다 질 높은 강의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의 대학과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통한 학위 수여를 검토 중이다.
국제 공동연구나 산학연구는 모두 인터넷을 기반으로 더욱 효율적인 연구를 수행하도록 하는 등 '메타버시티'로 변모시킨다는 방침이다.
포스텍 관계자는 "포항에 있는 캠퍼스와 메타버시티로의 확장을 통해 대학의 입지를 전 세계로 넓혀나감과 동시에 '인류와 사회의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대학'이라는 건학이념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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