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오히려 코비디보스 줄었네" 지난해 대구경북 이혼율 감소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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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23 17:50  |  수정 2021-03-24 07:20  |  발행일 2021-03-24 제1면

지난해 대구경북지역 이혼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가정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역설적이다. 통상 경제 위기 때는 이혼율이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와 경북의 이혼 건수는 각각 4천345건, 5천553건으로, 전년 대비 각각 6.7%, 1.5% 감소했다. 전국적으로도 이혼 건수는 전년에 비해 3.9%(4천331건) 감소한 10만6천500건이었다.
 

미국 등지에서 코로나로 인한 이혼율이 급증해 급기야는 '코비디보스' (코로나와 이혼을 의미한 'divorce'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통계청은 "혼인이 지난 2012년부터 9년 연속 감소한 점, 법정 휴정 권고 등을 이유로 이혼 신청이나 이혼 처리 절차가 길어진 점 등이 이혼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의 순기능이 이혼율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명절 증후군' 감소다. 주부들이 명절 준비로 인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했던 예년과 달리, 지난해 코로나19 방역대책인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으로 '비대면 명절'을 맞으면서 명절 증후군이 사실상 사라졌다.
 

실제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대구가정법원의 협의이혼 의사확인신청 건수는 설날이 있었던 1월(710건)보다 줄어든 651건이었다. 같은 해 11월(689건) 역시 추석이 있었던 10월(711건)에 비해 줄어들었다. 명절이 있었던 달의 다음 달에 협의이혼의사확인신청 건수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던 2019년과는 정반대 양상이다.
 

다만, 코로나19의 순기능을 부각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부부가 서로에 대한 불만을 키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따르면, 이혼 상담 비율은 2019년 25.3%에서 지난해 29%로 증가했다. 상담소는 "코로나19로 인해 성격차이, 경제갈등 등 부부간 누적돼있던 문제가 봇물 터지듯 터졌다"고 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제적인 문제로 '참고 사는' 부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나중에 잠재된 불만이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라며 "코로나가 종식돼 경제가 활성화되면 이혼율이 급격히 상승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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