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온택트(ontact)시대

  • 박재민 공연예술창작소 The공감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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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07  |  수정 2021-04-07 08:09  |  발행일 2021-04-07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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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민〈공연예술창작소 The공감 예술감독〉

2년 전 유학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잊힐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있었다.

옛말에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라는 말도 있지 않나. 하지만 이는 정말 옛말인 것 같다. 온라인 기반의 서비스들이 발전하면서 거리에 상관없이 소통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SNS에 포스팅된 사진이나 글을 통해 서로의 근황을 알 수 있고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소통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비단 물리적 거리만을 좁혀 주는 것은 아니다. 비대면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하면서 새로운 문화로 발전하고 있다. 온라인 강의가 보편화하고 전시, 공연, 화상회의 등 수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역만리 떨어진 미국에서도 대구의 공연들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하지만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이기에 시행착오가 많이 있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차이가 심하게 나기도 하고 비싼 대학등록금에 비해 강의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전시나 공연도 문제가 생긴다. 사람이 눈으로 인식하는 색깔과 카메라가 인식하는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예술가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작품들이 보는 이들에게 왜곡되어 보이기도 한다. 클래식 음악회의 경우에도 연주자의 소리가 왜곡돼 관객에게 전달되기도 한다.

공연 예술분야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하는 이유는 공연자와 공연을 영상화하는 사람들 간에 소통과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공연예술가들은 무대를 중심으로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했다. 하지만 온택트시대의 관객은 주로 자기만의 공간에서 휴대기기를 통해서 공연예술을 만난다. 그래서 예술가들은 관객에게 전달되는 결과물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야 한다.

영국 국립극장에서는 오래전부터 'NT Live'라는 이름으로 라이브 공연을 영상으로 송출하고 있다. 이곳의 제작자들은 현장 공연은 물론이고 완성도 높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수십 번의 카메라 리허설을 한다. 뿐만 아니라 연출단계에서부터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해서 제작한다. 가보지 않은 길이라고 해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이미 모든 것은 준비돼 있다. 단지 경험이 조금 부족할 뿐이다.
박재민〈공연예술창작소 The공감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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