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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희 삼성전자 스마트시티 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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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작가이자 비평가 리베카 솔닛의 작품에는 삶에 대한 깊은 고찰이 담겨있다. 환경, 인권, 연대 등 일상에서 건져 올린 고민들은 나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
'걷기의 인문학'에서 그는 '두 다리를 움직여 걷는 일' 자체에 주목했다. 과거 많은 철학가와 문학가들은 자신만의 사상을 정립하기 위해 천천히 걷는 일, 산책을 했다. 칸트는 매일 오후 3시30분만 되면 산책을 나섰고, 장 자크 루소 또한 "나는 걸을 때만 사색한다. 내 걸음이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고 말했다.
책 서문에서 리베카 솔닛은 걷기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 내린다. "걸어가는 사람이 바늘이고, 걸어가는 길이 실이라면, 걷는 일은 찢어진 곳을 꿰매는 바느질입니다"라고. 김연수 작가의 추천사에서 "리베카 솔닛이 말하는 걷기란 이 세계를 더 높고 먼 곳으로 보내는 일, 즉 '진보'를 뜻한다"는 말 또한 새겨볼 만하다.
지난해 많은 사람은 자기 자신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타의에 의한 잠깐 멈춤은 나를 되돌아보게 했고, 타인과 세상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했다.
나 또한 학창 시절부터 신입직원을 지나 삼성전자 스마트시티 센터장이 된 지금까지 오랜 세월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하지만 리베카 솔닛의 말처럼 느리게 걷는 시간은 나를 한발 더 나아가게 했다. 최고 속도로 달리기 위해 한 번씩 브레이크를 밟는 것 또한 중요한 일임을 깨달았다.
점심시간 사업장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산책하는 임직원들을 꽤 많이 마주친다. 걷기 좋은 봄날, 밖으로 나가보자. 시선이 닿는 모든 곳, 생각이 닿는 모든 것의 이야기가 마음을 두드린다.
☞윤성희 삼성전자 스마트시티 센터장은 '북 릴레이' 다음 편에 홍준학 삼성라이온즈 단장을 추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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