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감동의 순간 1열

  • 박병준 서구문화회관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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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22  |  수정 2021-04-22 07:53  |  발행일 2021-04-22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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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준〈서구문화회관 기획팀장〉

공연장에서 근무할 때 어느 객석이 가장 좋은 자리인지 물어보는 질문들을 받을 때가 있다. 출연진의 호흡을 즐기고 싶은 관객은 최대한 앞쪽 좌석을 선호할 것이고, 전체를 조망하면서 관람하고 싶은 관객은 뒤쪽 좌석을 선호하기도 한다. 공연장마다 홀의 형태와 체적 잔향 설계가 달라서 좋은 객석의 정의나 의미는 다를 수 있다.

오케스트라 공연은 앞에 앉으면 악기의 생소리가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앞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대부분 공연장의 무대가 높아 시야도 불편할 수 있다. 클래식 공연에선 악기 소리가 공연장 내벽에 부딪혀 돌아오는 반사음이 매우 중요한데, 좋은 반사음은 풍부한 음감이 되어 관객에게 전달된다. 반사음이 미세한 시간차를 두면서 직접음과 간섭 없이 풍부하게 들리는 중앙 좌석 혹은 2층 옆좌석이 좋다. 무대에서 떨어진 중앙 뒤쪽 혹은 옆·뒤쪽 좌석이 청각적으로 감상하기 좋은 자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악기의 소리를 좀 더 자세히 듣고 싶다면 1층 앞쪽 좌석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뮤지컬은 시각적, 청각적 요소를 모두 감상해야 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무대 앞쪽이 좋다. 일부 뮤지컬 마니아는 배우의 목소리와 음악이 잘 섞이며 조명과 특수 효과를 보기에 가장 좋다는 2층 중앙 블록 1열을 최고로 손꼽기도 한다. 뮤지컬은 마이크와 스피커를 사용하기 때문에 청각적인 요소보다 시각적 요소를 만끽할 수 있는 자리를 선정하는 것이 좋다.

오페라는 주로 1층 중앙 블록 자리를 추천한다. 성악가가 라이브로 노래하기 때문에 무대와 거리가 너무 먼 좌석이나 2·3층은 추천하지 않는다. 너무 앞쪽 좌석은 오케스트라 연주에 성악가 목소리가 묻히는 경우가 많기에 중앙 뒤쪽 좌석을 추천한다. 원어로 공연되는 오페라의 특성을 고려해 자막기의 위치를 미리 알고 좌석을 예매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정리하면, 악기가 있는 공연은 반사음이 중요하기 때문에 앞좌석 1열보다는 중앙 좌석이 좋고 클래식 공연에서 앞좌석은 직접음 위주로 들리기 때문에 잔향이 적어 딱딱하게 들릴 수 있다. 또한, 마이크나 스피커가 없는 배우나 성악가의 직접음을 듣기 위한 공연은 앞 좌석이 유리하나, 규모가 크고 화려한 공연은 시각적인 요소를 고려해 자리를 선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박병준〈서구문화회관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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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준 서구문화회관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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