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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경〈한의사〉 |
코로나가 1년 넘게 계속되면서 삶의 패턴도 바뀌었다. 외출이나 모임을 자제하니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이들까지 종일 집에 있다 보니 새삼 집이 비좁고 불편해져 집 단장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최신 스타일로 고치지는 못해도 그림 위치를 바꾸고 장식품들을 옮겨 본다.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식물이 최고인 것 같다.
우리 집에는 주인의 무관심에도 꿋꿋이 자란 식물들이 몇 있다. 그중 행운목은 올해 서른이 된 큰아이보다 나이가 많다. 내가 개원할 때 선물로 받은 것인데 15~16년 전 잎이 다 시들어버렸다. 버리려다 기둥을 톱으로 잘라 물에 담가두었더니 뿌리가 내리고 싹이 났다. 기특해서 다시 흙에 심은 것이 나날이 잎이 무성해지고 가지가 3개로 늘었다. 테이블야자는 한 뼘 되는 것을 심었는데 지금은 키가 1m가 넘는다.
작년부터 주말이면 칠성 꽃시장을 들락거린다. 싱싱한 기를 뿜는 푸른 잎들은 보기만 해도 즐겁다. 한두 개만 사야지 다짐하지만 예뻐서 사고, 싸서 사고, 하다 보면 양손이 모자란다. 또 화초를 사면 거기에 맞는 화분도 같이 사야 한다. 봄은 분갈이하기 좋은 계절이다. 집에 있던 것은 더 큰 화분으로 차례로 옮기고 새 화초는 새 화분으로 옮겨 심었다. 그런데 똑같은 정성으로 키우는데 어떤 것은 시들해지다 끝내 죽고 만다. 겉흙이 마르면 물을 주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도 한 번 시들면 회생이 잘되지 않았다. 궁금해서 인터넷을 검색했다.
아파트 실내는 환기 부족으로 화분 속의 흙이 잘 마르지 않아 과습이 되기 쉽단다. 과습은 뿌리를 썩게 한다. 과습을 막기 위해 분갈이 흙에 자갈이나 펄라이트를 더 넣으라는 팁을 발견했다. 유레카! 또 선풍기를 틀어주면 환기 효과가 난다고 했다. 서큘레이터에 타이머를 설치해서 사람이 없는 낮 동안 30분 간격으로 바람이 불게 해두었다.
지난해 산 극락조는 겨울에도 새잎을 내고 키가 많이 커서 봄에 분갈이를 다시 해 주었다. 올해 분갈이를 할 때는 흙에 펄라이트를 20% 정도 더 섞었다. 벽에 걸린 디시디아도 조금 큰 화분으로 옮겨 매달았다. 코로나 이후에 산 화분이 20개 정도 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화초들 잎부터 매만지고 퇴근하면 화초들을 먼저 들여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화초를 키우다 보니 어릴 때처럼 마당 있는 집에 살고 싶다는 꿈이 커진다.
이은경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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