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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초아 〈아동문학가〉 |
"픽시형!"
아이와 함께 거닐고 있는데 누군가 반갑게 아이를 불렀다. 아이가 피식 웃으며 반갑게 손을 흔든다. '테스형'도 아닌 낯선 단어의 뜻이 궁금했다. 아이에게 뜻을 물었다.
"픽시 자전거 탄다고 그렇게 부르는 거야. 바퀴가 얇은 자전거가 신기하다고 해서 몇 번 타게 해줬거든. 그때부터 나만 보면 픽시형이라고 불러."
아이의 설명을 듣자 이해가 됐다. 낯선 아이의 탁월한 작명 실력에 피식 미소가 지어졌다.
아이는 코로나19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데다가 낯선 동네로 이사까지 와서 오롯이 혼자였다. 게다가 맞벌이인 나는 아이와 함께 여가 시간을 보낼 짬이 없었다. 아이는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서였던지 자전거에 빠져들었다. 자전거 관련 유튜브를 보거나 집 밖으로 나가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전거를 사달라고 했다.
"집에 자전거가 세 대나 있는데 또 왜 사니?" 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물론 세 대 중 두 대는 지인이 버리려고 하니 아깝다면서 준 거였다. 하지만 아이는 픽시 자전거를 꼭 타고 싶다고 했다. 몇 주간의 실랑이 끝에 아이의 생일선물로 자전거를 사주게 됐다.
원하던 자전거를 갖게 된 아이는 토요일이 되면 종일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녔다. 얼마 후 아이는 자전거를 타면서 친해진 동네 형과 함께 자전거로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아이와 친한 형은 아이보다 한 살 많은 중1인데, 혼자서 자전거 수리까지 하는 자전거 반전문가라고 했다.
어느 토요일 오전이었다. 아이는 아침 일찍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수성못 쪽으로 걸어가는데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무리가 보였다. 그 무리 속에 '픽시형'인 우리 아이도 있었다. 나름대로 간격을 유지해 가며 줄지어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의 모습은 마치 어른들의 자전거 동호회 같았다. 왠지 뭉클해졌다. 저렇게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이 코로나19로 집 안에만 갇혀 있었다니! 여전히 제약이 많지만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입꼬리를 올린 채 웃고 있을 마스크 속 아이들의 입 모양이 상상됐다.
'그래, 지금처럼 너희들이 좋아하는 일들을 스스로 찾아서 즐겁게 살렴. 너희가 찾은 즐거움이 문화가 되어 고단한 삶을 위로해 주길 응원할게.'
이초아 〈아동문학가〉
이초아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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