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청년 다시 대구로!' 대구시와 영남일보가 응원합니다 .3] 배우 이우람씨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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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12 07:40  |  수정 2021-08-12 15:23  |  발행일 2021-05-12 제5면
"좋은 배역 많이 경험…대구는 배우에게 기회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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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처용'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이우람씨는 "대구가 좋은 배역을 맡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아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우람씨 제공〉

"기회의 땅이라 생각한 서울
경쟁에 꿈 펼칠 기회 역부족
대구에서 배우로서 더 성장
문화도시 대구 기여하고파"


배우 이우람(36)씨는 대구 연극의 산실 극단 '처용'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 출생인 그는 부모님을 따라 대구로 내려왔다. 20세가 될 무렵 패션모델 제의를 받고 종종 무대에 서며 배우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2005년 전국연극제 부대 행사로 퓨전극에 출연하게 됐다. 대사도 없고 단순한 역할이었지만, 모델이 아닌 연극 무대에 처음으로 발을 디디게 된 것이다. 작품을 마치고 '연극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어릴 때 저를 돌이켜 보면, 남들 눈치도 많이 보고 거절을 잘 하지 못하는 성격이었어요. 연극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고, 제안을 거절하지 못해서 연기를 하게 됐죠. 시간이 흘러서 뒤돌아보니 연기를 하면서 성격도 긍정적으로 변했고 그때 선택이 많은 걸 바꾼 것 같아요."

2년 이상 경력을 쌓은 그는 극단 처용에 입단했다. 하지만 걸리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대한민국 20대 남성이라면 피할 수 없는 국방의 의무였다. 당시 극단 처용에는 군대를 다녀오지 않으면 무대에 설 수 없다는 방침이 있었다. 무대에 대한 갈증이 있던 이씨는 고민 끝에 서울로 향했다.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잠시였다. 전국의 배우 지망생들이 모두 모이는 곳이기에 경쟁은 더 치열했고, 출연료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높은 물가에 생활고까지 더해지면서 더 이상 서울 생활을 이어갈 수 없었다.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다고 표현할 수 있어요. 물론 규모는 비교할 수 없게 크지만 좋은 배역을 맡거나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더 없다고 봐야죠. 쉬는 날도 늘었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버텼지만 하고 싶은 일도 못 하고 서울에 계속 있을 필요가 없어졌어요. '더 이상 여기 있을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구에 돌아오고 여유도 되찾았고 삶의 질이 높아지니 배우로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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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우람씨가 뮤지컬 '꽃밭등 영웅들'에서 의병 홍주원 역을 연기하고 있다. 〈이우람씨 제공〉

27세 조금은 늦은 나이에 입대한 그는 군 복무 중에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다. 전역 후 현실적인 벽을 체감하게 됐으나 연기를 계속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군에 있을 때는 신문이나 방송에 아는 얼굴이 보이면 나도 하루라도 빨리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어느덧 서른살이 가까워지니까 주변이 많이 달라졌어요. 직장생활, 결혼 등 친구들과 공감대 형성이 잘 되지 않았어요. 그래도 저는 연기를 좋아하고 제 길을 계속 가야겠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씨는 대구가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연기도 많이 해봐야 실력이 느는 것 같아요. 대구에서는 좋은 배역을 맡을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입니다. 상업적으로 성공을 하지 않아도, 굳이 관객수가 많지 않아도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어디서든 마찬가지겠지만 실력만 있으면 먹고사는데 문제는 없어요. 다만 유명해지고 싶어서 배우를 택하는 게 아니라 연기를 진심으로 좋아해야 계속 일을 해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대구가 문화도시로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대명공연거리' 하면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지금도 물론 좋은 분위기지만 앞으로 배우를 꿈꾸는 분들이 대구에서도 충분히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개선하고 발전해 나갔으면 합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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