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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0일 대구 달서구청 대강당에 마련된 '2021 희망달서 온라인 취업박람회' 화상면접장에서 1대1 온라인 화상면접이 진행되고 있다. 〈영남일보DB〉 |
코로나19가 취업시장에도 변혁을 가져왔다.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전환을 택한 기업이 늘었고, 비대면 방식의 채용 시험이 보편화되는 추세다. 취준생들은 코로나19 사태에 취업이 더 힘들어졌다고 호소한다. 전체적인 채용규모가 축소된 것을 체감하고 있고, 확산되는 언택트 채용 방식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서비스업을 비롯한 대면 업무가 잦은 직종의 경우 취업문이 굳게 닫힌 상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앞당긴 채용시장의 변화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유지될 것으로 진단한다. '준비된 자에게 변화는 위기가 아닌 기회'라는 말이 있다. 변화한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한다면 취업에 한걸음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다.
◆스펙보다 경험이 수시채용에 유리
공채의 시대가 저물고 수시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취업준비생 상당수는 여전히 공개채용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정보사이트 캐치가 20~30대 구직자 1천여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공개채용을 선호한다'는 응답자가 58%로 '수시채용을 선호한다'(42%)는 응답자 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반기 입사지원서를 제출할 예정인 취준생 783명 가운데 56.1%는 삼성그룹 공채에 지원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국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 시험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그룹에 대해 '긍정적이다'라고 답한 사람은 67.9%로 조사됐다.
취업준비생들이 수시채용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채용 규모를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공채의 경우 상반기·하반기 혹은 연간 선발인원을 확인할 수 있는 반면, 수시채용은 각 부서에서 공고를 내고 있어 관련 정보를 습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단계에서 인재 채용 계획을 세우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기아는 2019년부터 정기 공개채용 대신 현업 부서에서 필요한 인재를 선발하는 '상시 공개채용'을 실시하고 있고 인재 채용에도 적극적이다. 또한 LG는 지난해 6월 공채를 폐지했고 SK 역시 올해부터 수시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4차산업혁명, 미래성장산업 과정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시채용 실시로 채용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반대로 더 늘어나는 분야도 있다.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은 인력 충원이 필요한 대표적인 분야"라고 했다.
게임·IT업계는 대규모 채용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 게임 업계 선두인 넥슨은 수시 채용을 통해 인재 채용을 진행하고 있고, 엔씨소프트 역시 하반기 채용연계형 인턴사원을 모집 중이다. 라인은 경력 상시 채용을 진행해 역대 최대규모의 인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기업들이 앞다퉈 공채를 폐지하는 것은 기존 방식으로는 미래산업 환경에 맞는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스펙이 아닌 실무적인 능력을 갖춘 지원자들을 적기에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구직자들은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를 선택하고 해당 부서에서 채용공고를 발표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채와 달리 어학점수나 직무적성검사를 준비하는 것보다 직무와 연계된 '경험'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턴이나 대외활동을 선택할 때도 취업 분야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수시채용으로 지원횟수가 늘면서 이미 지원했던 기업에 다시 도전하는 이른바 'n차 지원'에 대한 불이익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잡코리아가 수시채용을 실시하는 기업 29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보면 n차 지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업은 39.2%, 무관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39.5%로 나타났다. 긍정적 평가에 대한 이유로는 '우리 회사에 대한 입사의지가 강해 보여서'란 응답이 73.3%로 가장 많았다. '목표의식이 분명한 인재라고 여겨져서'(30.2%), '오래 일할 것 같아서'(26.7%) 등의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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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취업 아카데미' 교육생들이 포항시 남구 포스코 인재창조원에서 온라인 교육을 받고 있다. 〈영남일보 DB〉 |
◆비대면 채용의 일상화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채용이 활성화됐다. 지난해에는 비대면 채용 방식이 낯설다는 평가가 많았으나 점차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삼성은 '2021년 상반기 대졸 신입공채' 과정에서 필기시험인 직무적성검사(GSAT)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지난 8~9일 이틀간 오전·오후 총 4개 조로 나눠 다른 문제를 출제했다. 삼성이 GSAT를 전면 온라인으로 실시한 것은 지난해 상·하반기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였다.
초창기에는 시험의 공정성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적절한 시스템을 갖춰 시험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응시자들은 개인 컴퓨터로 시험에 응시하고 감독관은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감독을 하는 방식이다.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응시자들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자신이 시험을 보는 모습을 촬영해야 한다. 수만명이 응시하는 시험이 차질없이 진행되면서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온라인 적성시험이 유지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오프라인 필기시험과 달리 장소 선정 등 시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AI면접을 채택하는 기업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전환한 기업도 있지만, 일부 기업은 AI 면접을 정례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원자들의 역량, 인성을 공정하게 검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대면 채용 방식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기업들이 대부분 성공적으로 채용을 진행했다. 편리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면에서 장점이 분명하다. 구직자들은 앞으로도 비대면 채용방식을 염두에 두고 취업 준비에 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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