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청년 다시 대구로!' 대구시와 영남일보가 응원합니다 .4] 광고대행사 마케팅 팀장 조정아씨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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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26 07:33  |  수정 2021-08-12 15:20  |  발행일 2021-05-26 제6면
"새벽 6시 서울行 지옥철 겪은 후 결단…대구서 워라밸 이뤄"

조정아
조정아씨가 자신이 근무하는 대구의 한 광고대행사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조정아씨 제공〉

조정아(33)씨는 대구 한 광고대행사에서 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창의적이고 높은 완성도를 지닌 광고를 통해 소상공인부터 유명 브랜드까지 지역 구분 없이 다양한 광고주를 만족시키고 있다.

포항에서 태어나 경산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취업을 하면서 서울로 떠났다. 신문방송학을 전공, 아이디어를 실현해내는 광고에 관심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광고대행사에 취업을 희망하게 됐다. 대구경북지역 광고업계가 좁다는 생각에 졸업 직전 수도권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 참여했고, 서울의 한 광고대행사에 발을 들였다.

서울에서 광고업계 종사자로 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성공하면 성취감은 컸지만 '워라밸(일과 일상의 균형)'과 거리는 멀어졌다.

"서울서 꿈이뤄 성취감 컸지만
새벽 출·퇴근이 일상되자 지쳐
대구선 쫓기듯 살지 않아도 돼
인재가 인정받는 도시 됐으면"


"제가 사실 보수적인 성향에 가까운데 광고를 배우다 보니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과정 자체가 좋아서 흥미를 느끼게 됐습니다. 졸업하고 서울에서 꿈꾸던 광고 일을 시작했지만 만만치 않았어요. 오전 2~3시에 일을 마치는 경우가 허다했고 고시원과 집을 오가는 생활이 전부였습니다."

조씨는 서울에서 이직을 하기도 했다. 국내 최대 게임사의 광고를 제작하는 등 자부심을 느끼며 일 경력을 쌓아가던 그는 다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장기간 연애를 하던 남자친구와 결혼 이야기가 오가기 시작했다. 서울에 남아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결혼을 하고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결혼을 계기로 대구에 정착한 조씨는 육아에 집중하며 2년여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마음 한쪽에는 광고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직장에 정직원 공고가 나온 것이다. 일단 도전해보자는 심정으로 원서를 냈고 최종 합격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때 광고업계 분들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나도 한때 저렇게 일을 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정말 운이 좋게 마케팅팀에 자리가 생겼고 정직원으로 채용이 됐습니다."

조씨는 서울보다 대구에서의 직장 생활에 만족감이 더 높다고 했다. 지역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면 광고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도 갖고 있다.

"대구는 서울만큼 바쁘게 무언가에 쫓기듯 살지 않아도 되는 거 같아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 경기도에서 한번 출퇴근한 적이 있는데, 오전 6시에 나와는데 '지옥철'을 타야 했어요. 대구는 교통도 편리하고 문화생활이나 각종 인프라도 대도시답게 잘 갖춰져 있는 편입니다. 또 실력만 있다면 재밌는 광고를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

여성들의 경력단절 문제에 대한 진솔한 견해도 밝혔다. "결혼이나 출산 등으로 일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주변에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분들도 적지 않아요.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많은데, 우선 정보가 없어서 접근을 못 하기도 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고, 육아 지원책도 더 확대되면 좋을 것 같아요."

조씨는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서울만 바라보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져요. 대구가 인재가 떠나는 도시가 아닌 인재들이 모이는 도시가 됐으면 합니다. 결국엔 좋은 일자리로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잘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일자리가 지역에 많아졌으면 합니다. 워라밸도 지켜지고 여성복지도 신경 쓸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지는 데 제가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요."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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