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청년 다시 대구로!' 대구시와 영남일보가 응원합니다 .5] 디자인 스튜디오 '애즈폴' 김광동 대표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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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02 07:26  |  수정 2021-08-12 15:15  |  발행일 2021-06-02 제6면
"반지하 서울살이 청산…대구서 수도권으로 영역 逆확장"
"디자인·브랜드 개발社 창업
관공서·기업·연예인도 의뢰
'안 된다' 소리에도 계속 도전
실패도 경력이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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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즈폴' 김광동 대표. 〈김광동 대표 제공〉

디자인 스튜디오 애즈폴(ASFOL) 김광동(39) 대표는 8년 전 대구에서 창업했다. 디자인과 브랜드 개발을 주 업무로 하고 있으며 관공서와 기업, 유명 연예인까지 고객층도 두껍다. 대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수도권에서 받는 제의가 더 많은 편이다.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고교 3학년이 돼서야 진로를 설정했다.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에 미술대학 입시를 준비했고 원하는 학과에 진학했지만 고민을 거듭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었다. 김 대표는 대학 2학년을 마치고 돌연 휴학을 했다. 그리고 곧장 서울로 향한 그는 업계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휴학생 신분으로 서울에 가서 취업을 했습니다. 다행히 좋은 기회가 있었고, 배웠던 걸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었어요. 제가 앞으로 해나갈 일에 대한 확신도 그때 들었죠. 졸업을 위해 대구에 내려갔는데, 서울에 있는 대학원에 들어가면서 다시 서울로 향했습니다."

서울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대학원 수업을 하며 동시에 직장도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일과 학업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김 대표는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고 직장생활을 이어갔다. 그렇게 대학원 과정을 마칠 때쯤 다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취업을 서울에서 해야 할지 고민이 됐어요. 스카우트 제의도 받았지만 막상 서울에 계속 있어야 하나 회의가 있었습니다. 학자금 대출에 빚은 쌓여만 가고 반지하 방 생활도 싫었어요. 대구에 비해 기본적으로 나가는 비용이 많다 보니 부담이 적지 않았죠. 마침 가족들도 제가 돌아오길 바란다는 뜻을 비쳐서 대구에 자리 잡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대구에서 취업한 그는 대학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데도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출강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소속된 회사의 이해를 구하는데 한계를 느꼈고, 창업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창업아카데미를 다니며 식견을 넓히고 동시에 자신의 사업을 구체화 시켰다. 지역 내 경진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고 전국대회에도 참가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당시에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에 흥미가 있었고 창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사업자등록을 하고 2년이 지나 학자금 대출을 다 갚았어요. 점차 자리를 잡아갔고 5년차에 프로모션 마케팅 쪽에서 일을 하면서 본 궤도에 안착했습니다. 고생도 많이 했지만 성과도 있었고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아요."

김 대표는 실력만 있다면 지역의 한계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는 창업가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지만 다양성이 부족해 아쉽다는 입장이다.

"제가 직접 해보니 창업 인프라는 생각보다 좋은 편입니다. 다만 업종은 제한적인 것 같아요. 보다 다양한 시도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성장하는 기업이 있어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은 일자리도 창출되겠죠. 서울에 청년들이 모이는 이유 중 하나는 지역에서는 자신들이 원하는 일을 찾지 못하는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에 대한 선망을 거둬내고 지역 기반 자체를 바꾸려는 노력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김 대표는 "모든 디자이너가 그렇겠지만 제 브랜드를 통해 외연을 확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사실 저는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창업을 했는데 그때마다 '너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실패를 무릅쓰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실패도 '포트폴리오'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청년들이 도전 의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합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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