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눈으로 보는 G2] G7으로의 초대, 복인가 덫인가

  • 이정태 경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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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4 17:58   |  수정 2021-06-14 18:06

대한민국이 G7 정상회의에 초대받았다. 세계 최강의 부국(富國) 클럽인 G7 정상회의는 제국주의 주체세력인 서구열강의 모임이나 다름없다. 서구문명의 수호그룹이고 일본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백인 국가다. 그런 모임에 한국 대통령 부부가 초청받았다.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이다. 손님대접도 제대로 받았다. 회의가 열린 영국 콘월에서 찍은 기념사진을 보면 G7은 문재인 대통령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이에 세웠다. 위치도 첫 줄 중간이다. 그 만큼 귀한 손님이라는 의미이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국격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출 수 없는 이 찜찜함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코로나19가 여전히 지구촌을 초토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그 때문에 모디 인도 총리는 초청을 받고도 참석하지 못했다. 인도만이 심각한 것은 아니다. 온 세상이 아비규환이다. 백신을 구하지 못한 중남미와 아프리카를 비롯한 대부분의 세계는 '죽음' 앞에 속수무책이다. 한국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도 G7 정상은 마스크를 벗고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채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그 자리에 한국을 불렀다. 이유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그들의 말처럼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에 한국이 유용해서일까. 혹시 한국이 G7의 공동 적(敵)인 중국으로 달려갈 것을 우려해서는 아닐까. 

 

지난 5월21일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바이든은 당근을 주며 한국을 미국 ‘편’으로 끌여들였다. 그리고 보란 듯이 한국을 대동하고 G7에 등장해서 3C(China, Covid19, Climate Change)를 ‘인류가 극복해야 할 공동의 적’이라고 발표했다. 

 

얼떨결에 한국은 최고의 무역 상대국인 중국을 적으로 삼게 될 상황에 직면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휩쓸린 일이라 변명하기엔 궁색하다. 미국이 손을 꼭 쥐고 한국을 서구 민주주의 핵심 진영으로 데리고 간 것은 마치 게임이론의 하나인 '루소의 사슴사냥'에 비유된다. 중국사냥에 한국을 참여시켜 칼잡이로 만들 속셈이다. 

 

3C를 적이라 했지만 핵심은 중국에 있다. 코로나도 중국 탓, 탄소배출량 1위도 중국임을 감안하면 이번 G7 정상회담은 위안화 억제에 몰두했던 2008년 이전 G7의 '7대 1' 협공작전으로 복귀하는 셈이다. 패거리 정치를 이용한 일종의 ‘중국 왕따 전략’을 위한 포석이다. 

 

지원군으로 한국을 비롯해 호주·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을 초청했다. G20대신 G7이 중심이 되고 D10(Democracy10, 민주주의 10개국)으로 재결집해 '민주주의'와 '인권'의 칼로 중국의 일대일로 노선을 자르겠다는 의지다. 러시아 푸틴은 따로 초청했다. 동서양 문명충돌 구도를 잣대로 대면 러시아는 G8에 포함된다. 결국 중국과 싸움판은 12대 1 구도가 된다.

 

바이든정부 입장에서는 중국의 부상을 막지 못한 것을 공화당의 실책 탓이라 여길 수 있다. 부시정부가 2003년 '사스(호흡기 질환)'라는 호기가 있었음에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막지 못했고 결국 중국의 부상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중국은 발전의 전기를 마련했으며, 상대적으로 미국은 금융위기라는 역풍을 맞아 유럽시장까지 초토화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 틈에 중국은 G20 정상회의체에 진입했고, IMF특별인출권(SDR)을 확보해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편입시켰다.


바이든정부가 노리는 것은 공화당 부시정부의 실책을 2008년 이전으로 만회하는 것이다. 2009년 오바마정부가 미국을 금융위기에서 구한 경험을 재현하고 싶은 것이다. 공화당 정부가 택했던 G20이나 관세폭탄정책 대신 G7체제와 동맹을 중심으로 중국 공격의 진영을 재정비하려는 것이다. 

 

한국을 선봉장으로 선택한 것은 G20 정상회의 결성 당시 구도와 같다. 다용도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격의 전위대인 동시에 미·중 간 완충지대,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국제정치의 핵심세력인 G7에 초청된 것은 의미가 크다. '전시 작전 통제권'도 없는 불완전 독립국가 한국이 선진 7개국 그룹의 '편'이 된 것은 그 만큼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코로나19 시대의 반도체·배터리·바이오 전쟁에서 한국이 능력자로 부각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산 휴대폰·세탁기·자동차는 이제 미국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고, 맥도날드의 햄버그 세트마저 BTS(방탄소년단)가 함께하게 됐다. 한국이 아시아 변방에서 세계사의 주역으로 부상한 것은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G7의 한국 초청은 복이다.
 

그러나 회의 출발 직전 걸려온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전화가 마음에 걸린다. 그는 “한국이 남의 장단에 끌려가선 안된다”며 “냉전적 사고로 가득 차 집단대결을 부추기고 지역 평화를 해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아주 무례한 외교적 결례이지만 중국의 답답함과 간절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한국이 G7에 초청받았는데 중국이 안달하는 이유는 뭘까. G7은 자기들의 잔칫상에서 왜 중국만 성토했을까. 언제부터 G7 국가들이 중국의 신장위구르의 인권을 걱정했던가. 한국을 초청한 진의는 무엇일까. 도대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혹시 한국이 덫에 걸린 것은 아닐까.


복잡해 보이는 국제정치의 답은 항상 ‘국가이익’과 ‘돈’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G7으로의 초대에도 분명 복선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B3W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개발도상국을 위해 10억 회분의 백신을 제공하며, 인프라 건설 사업비 40조 달러를 투입한다고 하지만, 실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시샘이다. 일대일로를 실패한 정책이라 비난하면서도 중국의 사업 성공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당면한 일본의 올림픽 개최를 지원하려는 속셈이다. G7성명에 '7월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G7의 자금줄인 일본이 올림픽 개최 여부로 궁지에 처해 있고, 도쿄올림픽이 무산되면 B3W사업 추진도 어려워진다. 그래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을 비난하고, 도쿄올림픽 개최를 보이콧하려는 한국을 부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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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태 교수

시진핑과 푸틴의 가운데에 앉았다가 탄핵된 전임 한국 대통령의 전력처럼 문재인정부도 미국과 일본이 친 덫에 걸린 것 같다.

 

 

이정태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중국사회과학원 법학연구소 박사후 연구원(2003~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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