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청년 다시 대구로!' 대구시와 영남일보가 응원합니다 .8·끝] 예비 사회적기업 '더 커먼' 강경민 대표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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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23 07:49  |  수정 2021-08-10 15:56  |  발행일 2021-06-23 제6면
"포장없이 식재료 판매…별난 생각이 대구서 통할 때까지 실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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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사회적 기업 '더 커먼' 강경민 대표. 〈강경민씨 제공〉

예비 사회적 기업 '더 커먼(The Common)' 강경민(여·36) 대표는 지난해 7월 대구 중구 동인동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더 커먼은 포장 없이 용기에 담아 식재료를 판매하는 '소분샵'이자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Vegan)' 카페다. 또한 환경운동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이 모여 강연·소모임 등을 진행하는 커뮤니티 공간의 역할도 하는 곳이다.

강 대표는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서울로 거처를 옮겼는데, 20대 중반에 처음 접한 서울이란 도시는 매력적이었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해 나가는 서울 사람들의 모습이 흥미로웠다.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대학원 진학을 위해 간 건데, 막상 학업은 더 지속할 필요를 못 느껴 바로 일을 했어요. 조금 더 창의적인 일을 해보고 싶었고 처음엔 촬영 세트 스타일링을 했는데 일은 재밌지만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었어요. 이후 비주얼 머천다이저(VMD)로 근무하며 생활에 안정을 찾았는데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서울 생활을 계속할 것인지 망설이던 때 대구에서 함께 일을 해보자는 제의를 받았다. 대구로 돌아온 강 대표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지역 사회적 기업과 협업을 진행했다.


바닷속 쓰레기 보고 충격받아
식재료 소분샵·비건카페 운영
"언젠가는 보통의 생각 되겠죠"


"고향이 주는 편안함이나 안정감은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예전에 제가 대구를 잘 몰랐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도시재생 관련 사업에 참여하면서 '서울보다 대구를 더 몰랐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여기서도 재밌는 무언가를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주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발전을 해나가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봤어요."

강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환경에 관심을 가졌다. 인간의 욕심으로 고통받는 동물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고, 환경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을 깊이있게 고민했다. 채식을 하고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는 등 생활 습관을 바꿨지만 주변의 냉담한 반응에 남모를 '외로움'도 있었다.

"저는 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는데 당장 가까운 사람들은 저를 이해하지 못 했어요. 쉽게 바꿀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언젠가 환경을 위해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한 켠에 자리를 잡았던 것 같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프리다이빙(숨을 참으며 하는 잠수)이 사업에 영향을 미쳤다. "프리다이빙을 하면서 바닷 속에 쓰레기가 얼마나 많은지 눈으로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아름다운 바다 밑에 인간이 버린 쓰레기가 가득했습니다. 또 영국에서 1년 정도 지내면서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중고를 사용하는 것이 일상적인 모습에 느끼는 게 많았습니다. 조금은 충동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죠."

강 대표의 '결심'은 여러 사람의 생각을 움직이고 있다. 기후 변화, 환경 오염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민들이 '더커먼'에 모이고 있다.

"커먼이란 단어의 뜻처럼 탄소를 줄이려는 노력과 건강한 지구를 위한 삶이 '보편적'인 일상이 됐으면 합니다. 다행히 같은 생각을 지닌 분들이 응원을 보내주고 있어요. 모든 게 처음이고 힘든 것도 있지만 그만큼 보람도 큰 것 같아요. 가치를 확산해 나가면 사회적인 변화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처음엔 유별난 생각이 언젠가 보통의 생각이 되도록 실험을 계속 해보고 싶어요."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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