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호모 코쿠엔스

  • 백대성 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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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08  |  수정 2021-07-08 08:04  |  발행일 2021-07-08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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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대성 〈동시인〉

맞벌이를 하다 보니 요리 실력이 조금씩 늘고 있다. 내 주변에는 요리하는 아빠들이 많다. 아빠들뿐만 아니라 혼자 사는 사람들도 자신을 위한 요리를 한다. 어쩌면 요리가 하나의 문화가 된 것 같다.

음식 및 요리에 관한 다수의 책을 출간한 제니 린포드는 요리하는 인간을 '호모 코쿠엔스'라고 칭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요리하는 사람들이 보편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요즘 TV 프로그램 또한 요리에 관련된 내용이 많다. '편스토랑' '맛남의 광장' '삼시세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많은 사람이 요리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삼시세끼'는 남자 세 명이 고정적으로 출연하면서 삼시 세끼 밥을 해 먹는 과정이 전부다. 신기하게 단순한 이 과정이 정말 재미있다.

그 이유가 뭘까, 곰곰이 생각했다. 대부분 사람이 쫓기듯 바쁘게 살고 있다. 혼자 사는 1인 가정이 늘어났고, 가족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다 보니 식사하는 시간을 맞추기도 어렵다. 어쩌면 그러한 까닭에 요리 관련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끼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식구'라는 말은 같은 집에서 살며 끼니를 함께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요즘 우리는 이런 의미를 지닌 식구에 해당될 수 있을까? 나만 해도 아니다. 바쁜 아침 식사는 건너뛰기가 예사이고, 점심은 출근해서 식당에서 먹는다. 늦게 일을 마치고 퇴근하면 혼자서 늦은 저녁을 먹는 경우가 더 많다. 식구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보면서 뜨끔했다. 그럼 우리는 식구가 아닌가? 가족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절대 그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주말 저녁은 무조건 가족들과 함께 식사한다. 토요일 저녁은 요리사가 되어 가족들을 위해 요리를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크림 파스타나 로제 파스타를 주로 하고, 날이 더워진 요즘에는 냉국수를 만들기도 한다. 거창한 음식은 아니지만 맛있게 먹는 아이를 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

가족을 위해 이번 주말은 직접 요리를 해 보면 어떨까? 1인 가족이라면 나를 위한 요리를 준비해 보는 것도 좋다. 나와 가족을 위해 새로운 요리법을 찾다 보면 행복도 함께 따라올 것이다.

백대성 〈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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