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정·조세호 PB에게 듣는 부자들의 특별하지 않은 투자비법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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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09   |  발행일 2021-07-09 제34면   |  수정 2021-07-09 08:48
전문 본업에 충실하며 투자는 거들 뿐이다
전망과 방향성이 확실할 경우 장기 투자한다
철저한 비중조절로 다양하게 분산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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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 PB는 부자고객들로부터 배울게 반드시 있다고 단언한다.

이 PB는 "아는 것도 다시 물어보고 확인하고 실수가 없는지 확인하는 등 어떤 일을 할 때 빈틈이 없고 대체로 꼼꼼한 편"이라며 "투자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하지만 의사 결정은 빠르다. 타이밍을 잘 파악하고 장기 투자를 기본 철학으로 생각해서 쉽게 변경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자녀 교육에도 아낌없는 투자
상속 등 세금 관련 고민 많아
삶에 불만없이 여유 묻어나와"


조 PB는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본업에 충실하다. 자산관리와 투자를 통한 자산 증식을 위해 센터를 찾지만 가장 큰 부는 본업을 통해 창출한다. 본업에 대한 전문성이 확고하다. 둘째, 장기 투자한다. 부자고객들의 투자에는 특별한 게 없다. 전망과 방향성이 확실하다면 본인이 지킨 투자 원칙을 끝까지 지키려고 한다. 셋째, 분산 투자한다. 철저하게 지킨다. 요즘 젊은 세대들의 투자 패턴을 보면 몰빵(?)에 초단타가 대부분이다. 야구선수는 10번 중에 3번만 안타를 쳐도 훌륭하지만 투자는 10번 중에 1번이라도 실패하면 치명적이다. 부자 고객들은 아무리 성장성이 크고 우량한 자산이라고 하더라도 몰빵하지 않고 철저한 비중 조절로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한다"고 말했다.

부자들은 교육열이 뜨겁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 PB와 조 PB에 따르면 유아들은 영어유치원에서 원어민 과외를 받고 초등학생들은 매일 밤 10시까지 각종 학원에서 시간을 보낸다. 주말에도 가는 학원이 있다. 해외로 유학을 보내는 비율도 높다. 대물림에도 적극적이다. 전문직 고객들은 본인의 직업을 이어받기를 원해 관련한 교육을 일찍부터 시키고 법인 대표들은 본인들의 사업체를 물려주거나 물려주기 위해 경영자 수업을 받게 한다.

이 PB는 "대부분 고객들이 자녀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잘 하지 않지만 본인이 어려웠던 시절을 겪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우수한 교육을 많이 시키려 하고 가업승계를 고려해 부자 고객 본인이 직접 데리고 교육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부자들은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을까. 이들은 어떤 고민을 할까.

이 PB의 말이다. "이들은 자신의 처지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고 있지만 불확실한 미래상황과 자녀들의 대처 능력에 대해서는 만족보다는 여전히 노력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의 고민에는 증여, 상속, 양도, 종합소득세 등 주로 세금과 관련된 것이 많으며 자산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걱정을 많이 한다. 투자의 이익보다는 원금손실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거시적으로 정부 정책의 방향, 시장의 흐름에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

조 PB의 생각은 고민이라는 지점에서는 이 PB와 비슷하지만 삶의 만족 여부는 조금 다르다. 조 PB는 "대체로 큰 고민이 없다. 부를 이룬 이후 모든 면에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세금이다. 고소득자들에 대한 과세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증여·상속에 대한 세 부담이 크기 때문에 관련 세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비과세 투자상품은 갈수록 줄어들고 과세되는 자산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연3% ELS 상품을 가입해도 금융소득종합과세로 대략 수익의 절반이 세금으로 빠져 나간다. 그래서 대안으로 비과세 해외채권이나 매매차익이 비과세인 주식에 대한 비중을 늘린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조 PB는 "(부자 고객들이 삶에)만족하고 있다기보다 특별히 불만이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고객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삶의 여유가 묻어 나온다. 투자하는 데에도 큰 장점이다. 시간을 내편으로 만들었으니 투자 성과도 좋다. '부익부'라는 말이 이런 고객들을 보면 실감이 난다."

부자 고객들을 상대해야 하는 이·조 PB에겐 업무상 어려움이 없을까.

이 PB는 "자산이 많은 고객 가운데 까다롭고 예민한 분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성격들이 온화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크고 너그러운 이들이 많아 고객들로부터 직접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다양한 고객들에게 맞춤형 상품을 제시하다보니 코로나19 출현, 유가폭락 등 급박하고 예상치 못한 시장상황의 전개로 고객들에게 걱정과 부담을 줄 때가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PB는 "이러한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PB팀장으로서 빠르게 대처하고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 책무인 만큼 열심히 고객을 위한 PB팀장이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조 PB 역시 고객에게 권유한 투자에 대한 결과가 좋지 못할 때 가장 힘들다. 조 PB는 "신이 아닌 이상 모든 투자가 성공 혹은 수익으로 귀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믿고 맡겨주신 소중한 자산에 손실이 발생한 채로 투자가 종결이 되면 그것만큼 힘든 것도 없다"고 털어 놓은 뒤 "손실의 확률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고객들과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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