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건의 대선 판 읽기] 대통령선거 사상 초유의 '장외 빅리그'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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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12 17:52  |  수정 2021-07-12 18:09  |  발행일 2021-07-12 제면
국민의힘 경선과 별도의 단일화 이벤트로 발전할까...윤석열 이어 최재형도 대권도전 공식화

역대 대통령선거 구도는 하나의 흐름이 있었다. 큰 줄기는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맞대결이다. 양 진영은 경쟁력 있는 대표선수를 뽑기 위해 치열한 예선전(당내 경선)을 거쳐 본선(대선)에서 대결을 펼쳤다.


다만 선거 때마다 두 진영의 양강 외에 제3의 대권주자가 등장했다. 정주영(통일국민당) 이인제(국민신당) 정몽준(국민통합21) 문국현(창조한국당) 안철수(국민의당)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제3의 주자는 모두 거대 양당의 벽을 넘지 못하고 후보단일화 협상으로 출마가 무산되거나 선거에서 3위에 그쳤다.


과거 대선 때 제3의 주자들은 대선을 앞두고 모두 대선용 정당을 만들었다가 선거가 끝나면 해산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제3의 유력 주자가 대선마다 한 명씩 나타난 것도 공교롭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는 특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거대 양당 소속이 아닌 유력주자들이 줄줄이 등판하거나 채비를 차리고 있다. 모두 보수야당인 국민의힘 울타리 밖에서 서성인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들은 보수중도를 지향하지만 자기들이 뭉쳐서 신당을 만들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모두 국민의힘 울타리 안으로 들어갈지 선택적으로 입당할지, 아니면 당분간 장외에 나란히 머물지는 불투명하다.


어쨌든 현 시점에선 거대 양당의 틀 안이 아닌 장외에서 빅 리그가 형성되고 있는 건 뚜렷한 현상이다. 12일 대권도전을 사실상 선언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다음주 월요일 국가비전을 담은 책을 내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주축이다.
여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장외 빅 리그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에 이준석 대표체제가 들어서면서 양당의 합당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이처럼 장외에서 또 하나의 대선리그가 만들어지는데도 이 대표는 꿈쩍 않는다. 당내 주자 자강론, 경선열차 정시 출발론을 외치며 장외 주자를 끌어들이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다. 국민의힘 내부 주자도 차고 넘쳐서 자강만 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일까.


실제로 국민의힘 대권주자론 원내의 홍준표 하태경 김태호 윤희숙, 원외의 유승민 원희룡 황교안 안상수 장기표가 있다. 이 대표는 장외 주자들도 들어와서 이들과의 경선을 거치라고 요구한다. 윤석열 최재형 김동연도 기존 주자들도 1차 컷오프, 2차 컷오프 과정을 거쳐 본경선에 오르라는 주문이다.


여론조사 1위 주자 윤 전 총장이 13대 1로 공격당하는 상황을 원할까. 정치경험도 없는 최 전 원장이 토론베틀에 기꺼이 참여할까.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 관료 출신 김 전 부총리가 정글 싸움에 도전할까. 가능성이 극히 낮다


정가에선 윤 전 총장보다 최 전 원장이 선제 입당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 전 원장이 "정치는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힘 모아 공동의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최 전 원장은 또 "저를 윤석열의 대안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 자체로 평가받고 싶다" 며 "윤 전 총장과 협력 관계는 좀 더 생각해 보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는 윤 전 총장이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최 전 원장과의 장외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한데 대한 반응이다. 윤 전 총장은 "최재형과의 단일화를 포함해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하는 방안이라면 어떤 결단도 내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말은 그야말로 원론적 언급이다. 최 전 원장이 말한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국민의힘 사람들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윤석열-최재형의 장외 단일화가 나중에 현실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현재로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다만 국민의힘 경선 버스가 먼저 떠나면 장외 주자들이 그들만의 빅 리그를 펼쳐서 토너먼트 식 단일화 후 국민의힘 후보와 최종 단일화하는 시나리오는 그려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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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 서울본부장

범야권 입장에서 이런 구도는 잘 활용하면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다. 여러 차례 흥행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외연확대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단계에 걸친 단일화 협상이 하나라도 깨지면 곧바로 야권 분열을 초래하기 때문에 위험한 시도일 수도 있다.
<서울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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