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경선 연기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코로나 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방역 상황으로 경선 흥행 부진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날 이재명 후보를 제외한 경쟁자들은 일제히 본경선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낙연 후보는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려면 방역 지침대로 거의 전면 비대면으로 (본경선을) 가야 한다는 얘기인데 그게 가능한지, 그렇게 하면서 국민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인지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도부도 사람에 따라서 조금씩 생각이 다른 것 같다"고 전했다.
정세균 후보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에서 "지도부한테 물어보는 게 좋을 것"이라며 "문제는 지도부가 후보들 얘기를 잘 안 듣는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예비경선 시작 전 경선 연기론이 안 된 것 등에 대해 우려하고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불만보다는 우려"라며 "당이 유능해야 하는데 졸속으로 하는 측면이 있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예비경선 과정에서 일정 연기에 반대했던 추미애, 박용진 후보도 입장을 바꿨다.
박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은 국민 안전, 사실상 안보와 관련된 일"이라며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온라인 행사를 하더라도 어제 같은 경우(컷오프 발표) 30~40명이 모여 있었다"며 "방역 당국이 어떻게 볼지, 국민은 좋게 볼지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관 후보도 같은 방송에서 코로나 19 상황을 언급하며 "선거도 중요하지만, 국민은 가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해 마음이 편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남부 지방은 폭우가 와서 피해가 많은데 대선 경선을 한다고 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 보기에 좀 송구스럽다"고 부담감을 토로했다.
추 후보는 전날 컷오프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예비경선 과정에는) 당 대표 당시 특별 당헌, 당규를 도입하자는 주장을 했었기 때문에 신뢰에 무게를 뒀다"며 "그러나 지금과 같이 2인 이상 집합금지가 된 상황에서 민심을 제대로 경청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당이 정하면 따라야 할 것"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진행자가 '경선 연기는 안 된다는 입장이냐'고 묻자 "당이 정하면 따라야 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앞서 경선 연기 불가를 강하게 고수했던 것과 비교해 한층 수그러진 모습이다.
이 후보는 전날 컷오프 결과 발표 직후에는 같은 질문에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경선 연기론이 다시 불거지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당장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지침이 이날부터 2주간 적용되는 만큼 성과에 따라 추후 필요하면 경선 연기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4단계 거리 두기 결과를 보고 경선 일정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면 하자"는 입장을 밝혔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송 대표는 그동안 경선 연기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해왔다.
코로나 19 재확산을 이유로 이재명 후보를 뺀 나머지 후보들의 경선 연기에 대한 압박이 이어지자 여지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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