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 4~6%대 수익…국내외 부동산 간접투자 '리츠'(REITs) 뜬다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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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19   |  발행일 2021-07-19 제18면   |  수정 2021-07-19 07:48
안정적 배당수익 재투자
장기 '복리 효과'의 매력
중위험 중수익 상품 대표주자 부상
부동산 직접투자보다 현금화도 쉬워
확정기여형 퇴직연금·IRP 계좌서
국내 상장리츠 일정 비중 투자 가능
정부 리츠 투자 활성화 추진 맞물려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 대안으로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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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REITs)'란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실물 부동산이나 부동산과 관련된 유가증권 등에 투자해 임대료 수입 등 운용 성과를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일종의 주식회사다.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했으며 한국에는 2001년부터 도입됐다.

안정적인 소득(배당수익 등 현금 흐름)이 발생하고 개인이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우량 부동산에 간접투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 때문에 리츠는 노후에 고정 소득으로 인출할 은퇴자산을 축적하는 데 유용하다.

뿐만 아니라 상장한 리츠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현금화가 쉽다.

◆글로벌 분산투자 가능

부동산이 국내 가계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2%다. 자산가격 상승을 기대하거나 임대수익을 올리기 위해 국내 개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일반적이다.

24% 비중인 금융자산 내에서도 투자상품 보유 비중은 예금, 보험, 연금자산에 비해 낮다. 연금자산이 예금과 같은 원리금 보장상품 위주로 구성된 것을 감안하면 가계의 은퇴자산 운용에서 금융투자의 역할은 제한적이다.

이런 가계자산 구성은 은퇴자산 운용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먼저 한정된 자산에 대한 집중 투자로 자산가격 변동성, 즉 위험 관리에 취약하다. 또 부동산 직접 투자에 집중돼 미래 은퇴자산의 소득 인출 기능을 제한하고 있다.

리츠는 국내에 한정된 부동산 직접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글로벌 분산투자를 가능하게 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주택, 오피스빌딩, 쇼핑몰, 호텔, 물류센터, 병원, 요양시설과 같은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투자할 수 있어서다. 해외 우량 부동산에 대한 간접투자도 가능하다.

리츠를 통해 디지털 전환 시대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 차세대 통신시설(셀타워) 등에도 투자할 수 있다. 성장 비즈니스의 핵심 인프라를 은퇴자산으로 편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위험·중수익 상품 대표주자 부상

최근 리츠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초저금리 시대 중위험 중수익 상품의 대표주자로 부상한 때문이다. 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ELS)과 파생결합펀드(DLF)가 사모펀드 연계 상품의 상환 중단 등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완전히 잃으면서다.

정부가 세제 지원 등을 통해 리츠 투자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는 점도 호재다. 국내 리츠 시장은 지난 4월 기준 294개의 리츠가 등록됐고, 자산규모별로는 65조 원 수준이다. 이중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13개, 전체 리츠 자산 대비 10%에 불과하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물류리츠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상장 리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또한 복리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리츠의 총수익(total return) 지수는 배당금을 주식에 재투자해 얻은 수익을 포함한다는 가정한 수치다. 지난 49년4개월 동안 무려 245배 성장했고, 연평균 수익률은 11.8%다. 이 같은 투자 성과는 실물 투자로부터 얻는 안정된 배당금을 재투자해 장기간 복리 효과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연금 수익률 개선에 기여

미국 상장리츠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간 운용자산 규모가 6배 가까이 늘어 지난해 말 기준 1조2천억달러에 달한다. 평균 배당수익률은 4~5%대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2018년 5개에서 출발해 현재 13개 리츠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다. 이는 전체 리츠 개수(294개)의 4%에 불과해 아직 시장 형성 단계로 볼 수 있다.

주요 상장리츠의 시가배당수익률(2020년 실적 또는 2021년 예상)은 최근 미국 평균과 비슷한 4~6%대다. 정기예금 금리와 국고채 금리가 각각 연 1% 이하, 1%대 초반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세제 혜택을 누리면서 퇴직연금의 저수익률을 개선할 대안으로 리츠가 유망하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에서 국내 상장리츠에 일정 비중을 투자할 수 있다. 국내 상장리츠에 국한돼 연금 투자 저변은 넓지 않지만 앞으로 국내외 여러 우량 자산과 성장 비즈니스 인프라 등을 기초로 운용하는 멀티에셋형 리츠가 지속적으로 상장될 예정이다.

◆원금손실 가능성은 유의해야

하지만 리스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리츠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 하락 폭이 가장 큰 자산 중 하나였다. 당시 리츠는 가격이 70∼80% 빠졌다. 리츠가 대규모 차입을 통해 부동산을 사들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츠에 투자할 때는 리츠의 재무구조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 부동산은 정부의 규제 때문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그다지 높지 않다.

리츠의 기초 자산이 어떤 유형의 부동산인지도 확인이 필요하다. 가령 오프라인 쇼핑몰에 투자하는 리테일 리츠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리츠의 경우 공모상장 절차 및 심사가 복잡한 데다가 투자 상품도 소수에 불과하다"면서 "금융투자 상품의 원금손실 가능성까지 더해져 장기적인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미래에셋은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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