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시론] 데이터, 플랫폼, AI가 열어가는 디지털 전환의 시대

  •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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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21   |  발행일 2021-07-21 제27면   |  수정 2021-07-2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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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2016년 4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포럼 의장이었던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이 처음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진 4차산업혁명이 시작된 지 아직 10년이 안 되었지만, 이제 그 물결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흐름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란 광의로는 디지털 기술을 사회 전반에 적용하여 전통적인 사회 구조를 혁신시키는 것이며, 경제적 측면에서는 디지털 기술과 문화 확산으로 인해 사업 모델이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보통 아날로그 형태를 디지털 형태로 변환하는 전산화(digitization) 단계와 산업에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 단계를 거쳐 디지털 전환에 이르게 된다. 디지털화가 공급자 중심의 혁신임에 반해 디지털 전환은 수요자 중심의 혁신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디지털 전환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기술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활용되는 현상을 말한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 3가지 키워드가 데이터, 플랫폼, AI인 것이다. 데이터는 디지털 전환시대 기존의 자본·노동과 더불어 핵심 생산요소가 되고 있다. 데이터가 생산요소로서 가지는 중요성은 그것이 혁신을 주도하는 원천이 된다는 데 있다. 기업의 제품, 서비스의 생산, 유통, 소비 등 전 경제과정에서 수많은 데이터가 창출, 집적되는데 이러한 데이터의 분석과 이용의 활성화를 통해 경제활동을 효율화하고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여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AI는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언어의 이해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이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만 충분하다면 그동안 인간이 수행해왔던 계산 기반의 지적 작업을 인간보다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대신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 뛰어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단순 반복 작업부터 고난이도의 수학 문제풀이는 물론 의료와 법리 해석, 그림 그리기와 작곡 그리고 사람의 심리 상담까지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플랫폼의 사전적 의미는 역에서 승객이 열차를 타고 내리기 쉽도록 철로 옆으로 지면보다 높은 곳에 설치해 놓은 평평한 장소로서 승강장을 의미한다. 철도라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이용자들과 철도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를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 시대 플랫폼은 인터넷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상품 및 서비스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거래하는 장터를 말한다.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는 물론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은 데이터와 AI라는 무기를 장착하고 전 산업에 진출하고 있고 기존 산업의 플랫폼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 AI 3가지 분야는 전 산업의 인프라와 생산요소로서 역할을 하면서 타 산업과의 융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 자동차 등 제조업, 금융, 유통, 의료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데이터와 AI가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조직과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국민은 디지털 전환을 수용하고 활용하기 위한 학습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정부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정책대안을 개발하고 실행하면서 기업과 국민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지방정부도 마찬가지다. 한때 전자산업의 메카였던 대구경북도 로봇·스마트 시티 등 분야에서 진행 중인 디지털 전환이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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