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미술가가 대구시장이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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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27  |  수정 2021-07-27 08:09  |  발행일 2021-07-27 제15면

이중희
이중희 (미술사학자)

선진도시는 대부분 예술도시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더욱 그 방향으로 간다. 파리, 뉴욕, 베네치아, 도쿄 등이 모두 예술도시다. 선진도시 시민은 예술적 감성도 높다. 예술에 무관심한 도시는 무미건조하고 죽은 도시나 다름없다.

현재 대구의 모습은 솔직히 반(反) 예술도시에 가깝다. 이렇다 할 예술적인 건물이나 조형물이 거의 눈에 띄지도 않는다. 심지어는 가장 예술적이어야 할 건물, 예를 들어 대구미술관, 대구문화예술회관, 곧 착공할 간송미술관 등도 행정 관청다운 외관이어서 예술적이지 않다. 약 10년간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도쿄 긴자(銀座) 거리의 아름다운 건물이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이와 비교해 어느 혹성에서 떨어진 듯한 기상천외한 모습의 조형물이나 건축물이 우리 지역사회에 하나라도 있는가.

우리는 곧잘 미래 도시로 경제도시 산업도시 문화도시를 외치면서 오로지 산업 생산물을 높이는 것에만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는 어떤가. 대구시가 유수의 경제도시로 탈바꿈되었다고 할 수 있는가. 예술이 곧 미래 사회의 먹거리이고, 사람을 모이게 하는 필수요인이라고 믿는 행정가는 찾기 어려웠다.

필자는 이런 상상을 해본다. 만약 새로 건립하는 대구시 신청사가 연간 100만명 관광객이 찾는 스페인 빌바오 도시의 구겐하임 미술관처럼 그런 예술품 건물로 지어진다면 어떨까. 그렇게 된다면 그곳에 근무하는 공무원들도, 방문객들도 얼마나 신기해하고 즐거워할까.

예술품 건물이라고 하여 건축비가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마음먹기에 달렸다. 무엇보다 대구시 청사가 그런 명품 예술품이라면 파급 효과는 엄청나다. 분명히 많은 명품 예술 건축으로 유도하는 선도 역할을 함으로써 대구시 전체가 자연스럽게 예술 건물이 즐비하게 될 것이고, 만화의 세계처럼 우주의 어느 혹성 도시를 연상시키는 시가지 모습으로 전환되지 않겠는가.

현실의 삶과 가상의 삶이 융합된 그야말로 저 미래의 도시 모습. 그렇게 되면 세계 속의 예술도시로 각광받아 넘쳐나는 관광객으로 세계 초일류의 도시가 될 것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려지는 일이다. 그것이 불가능한 일인가. 우리가 그런 시장을 선출만 한다면? 대구시장이 되려는 사람은 부디 이 글을 보시도록.

이중희 (미술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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