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교육 세대차이 극복하기…"발칙한 상상력엔 박수를, 최선의 노력엔 응원을!"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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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02 07:54  |  수정 2021-08-02 07:57  |  발행일 2021-08-02 제13면
정답 아니라는 이유로 평가 냉랭
자녀들 크나큰 좌절 느낄 수 있어
교과서·문제집에 가두지 말아야
창의·사고력 존중하면 발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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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공간을 활용하는 수업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세상이 급변하는 것만큼 교육 방식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기성세대의 눈으로 요즘 아이들의 교육 내용 및 방식을 바라보면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처럼 세대 간 차이가 교육에서도 존재한다. 아이들을 이해하고 미래에 다가올 세상에서 아이들이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하려면 가정에서 어떤 방법으로 아이들을 키워야 할지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보자.

Q: 교육에도 세대 차가 있을까요.

A: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이 다른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교육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명칭이 바뀌는 시절에 초등학교를 다녔던 저로서는 학생 때 배운 내용과 방식이 지금 가르치는 그것들과 참 많이 다르다고 느낍니다. 심지어 초임 발령을 받았던 2011년과 10년이 지난 2021년을 비교해보아도 상당히 많은 부분이 달라져 있습니다.

초임 교사 시절에는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실시하여 학생의 지식 및 교과 내용의 이해 정도를 평가했지만 지금은 교육과정 설계 및 수업, 평가, 기록을 별개로 진행하지 않고 하나로 묶어 수업 시간 동안 이를 일체화하여 수업하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다 보니 교육에 있어서 부모와 자식 간에 세대갈등이 생기기도 한답니다. 책을 열심히 읽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부모님의 마음은 모른 채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지요. 어떤 내용이 나오면 외우려고 했던 기성세대들과는 달리 우리 아이들은 검색부터 하지요. 물론 시대를 뛰어넘는 절대 진리가 존재하겠지만 세월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우리 아이들이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트렌디한 교육 방식과 교육 변화를 인정하는 어른들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성세대의 교육에 대한 기억은 과거에 머물러 있지만 교육은 끊임없이 발전하니 말이죠.

Q: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학습에 적용한 사례를 소개해주세요.

A: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 세계를 의미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가속화된 메타버스는 많은 분야에 활용되고 있지요. 방탄소년단(BTS)은 신곡 'Dynamite'를 메타버스 기반의 온라인 공간에서 발표하였고, 이 곡은 K-pop 역사상 최초로 빌보드 1위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로블록스'라는 게임도 대표적인 메타버스 활용 사례로 꼽을 수 있는데요. 로블록스는 가상공간 속에 아바타를 만들어 다른 플레이어와 만나고, 공연을 보며 마치 실제 현실 공간처럼 활동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현금으로 교환 가능한 '로벅스'라는 가상화폐도 사용하지요. 저희 반에서도 30% 이상의 아이들이 이 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저도 작년 반 아이들과 함께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역사 중심 프로젝트 학습이었는데 일제강점기 배경의 가상공간에 학생들이 배울 위인들을 둔 후 직접 그 공간에 들어가 위인들을 만나고 문제를 풀며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였지요. 그리고 아이들이 직접 촬영한 연극 동영상을 가상공간에 탑재하여 이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은 게임 형태의 인터페이스와 조작방식을 활용한 이 수업에 큰 흥미를 보였고, 학습 결과 또한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하기보다는 그것을 교육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된 수업 사례였습니다. 대구시교육청 또한 메타버스 기반의 수업 자료를 개발하여 배포하고 있는 등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교육이 일어날 수 있도록 발맞춰가고 있습니다.

Q: 변화하는 세상에 대비하기 위해서 가정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교과서에 미래의 생활 모습이라는 주제로 화상전화, 하늘을 나는 자동차, 우주여행,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 등이 소개되어 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때 당시에는 그저 상상에 불과했던 일들이 지금은 자율주행, 드론택시, 영상통화 등의 이름으로 현실이 되어있는 지금입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우주여행을 10분 동안 할 수 있는 티켓이 고가에 낙찰되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이렇게 급박하게 바뀌는 세상에서 저는 교육자로서 어떤 교육을 해야 하나 늘 고민해봅니다. 신기한 학습 자료와 새롭게 배울 주제들, 끊임없이 발전하는 교수법처럼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가는 교육과 더불어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력을 존중해주는 교실 문화를 키우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유연한 생각과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는 역량을 지닐 수 있도록 허용적인 분위기를 제공해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자녀 입장에서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부모님께 이를 보여주었다가 정답이 아니라는 이유로 학부모님에게 냉랭한 평가를 당하였을 때 큰 좌절을 느낀다고 하니 가끔 나오는 엉뚱한 이야기도 품어주세요. 또한, 교과서와 문제집의 틀 안에 학생들의 탐구를 가두지 말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도 좋겠지요. 격려와 지지로 뻗어 나가는 아이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할 것입니다. 발칙한 상상력엔 박수로, 최선을 다하는 태도에는 응원으로 호응해주는 따뜻하고 허용적인 교육 환경을 통해 우리 아이들을 미래의 리더로 함께 키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도움말=이진석 대구강림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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