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현장] 건축 내부마감 전문가, 사과 주산지 청송에서 커피재배에 뛰어들다

  •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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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7 16:04  |  수정 2021-08-18 07:48  |  발행일 2021-08-17
청송커피베리 농장주 김상훈 대표

재배-수확...'청송커피' 홍보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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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청송커피베리농장 대표가 관광객들에게 농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송커피베리농장 제공>

사과의 고장 경북 청송군에 커피농장도 있다. 현서면 덕계리의 '청송커피베리 농장'은 1천㎡(약 300평)의 비닐하우스에는 12년생 500주를 포함, 5천여 그루의 커피나무에서 커피 열매가 자라고 있다.


청송커피베리 농장주 김상훈 대표(47)는 네이버 신사옥·제주 신화월드·제주 드림타워 등의 건물 신축공사 때 내부마감 작업팀장으로 참여할 정도로 액세스 플로어 계통에선 인정받는 전문가였다. 그런 그가 고향 청송에 귀농해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


20대 청춘을 치열하게 산 그는 자신만의 여유와 취미를 찾고자 했고, 2008년 서울 홍대 카페에서 그때 까지는 국내에서 생소한 '더치커피'를 접하게 됐다. 더치커피 제조 기기의 신기함과 독특한 커피 맛에 매료됐다. 이후 김 대표는 UV살균램프와 정수물을 사용하는 구조의 더치커피 기계를 직접 만들었다.


2014년 방문한 대구 팔공산 화훼단지에서 관상용 커피 묘목을 처음 봤다. 작은 화분에 담긴 관상용 묘목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커피나무가 자란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기른 커피나무의 원두를 맛볼 수 있다면…"이라는 상상을 하고 인생의 목표를 바꾸었다. 커피는 더 이상 맛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을 갈구하는 희망이 됐다는 것.


2015년 귀농을 결심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커피 묘목에서 큰 문제에 봉착했다. 김 대표는 "당시 국내는 커피 묘목은 관상용으로만 일부 재배하고 원두 생산을 위한 묘목은 찾기가 힘들었다. 또 묘목 시세가 정해져 있지 않아 변동성이 심했고 그에 따른 적정 가격의 묘목을 찾기가 힘들었다"면서 "그렇게 1년에 걸쳐 경기·전남·제주에서 우수한 아라비카종 묘목을 구입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커피는 아열대 작물로 온실 시스템이 필수다. 스마트팜 시설 수준의 시스템을 2016년 시설 착공에 들어갔고 완공 후 6월에 묘목 정식을 했다. 진정한 농부로서의 길을 내딛는 첫 걸음이었다.


그는 "커피의 생육 적온은 28℃로,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 묘목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15℃ 이하에서는 저온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봄·가을 환절기 관리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아열대 작물이지만, 시설재배 특성상 35℃ 이상에서는 고온 피해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 차광 작업도 효율적으로 기해야 한다"며 "커피는 3년생 성목부터 개화가 시작되다 6~7월에 개화가 되면 이듬해 5~6월에 원두 수확이 가능하고 원두 수확 직후 다시 개화가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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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커피베리농장에서 재배되고 있는 커피 열매.
귀농 첫 해는 묘목 생육 조건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수익이 전무했다. 이듬해부터 유목 생산과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고, 소량이지만 원두 생산도 시작했다. 김 대표는 "2017년 귀농 후 2천만원이라는 소중한 첫 소득을 맛볼 수 있었고, 다음을 위한 재투자금으로 활용했다"며 " 201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지자체와 연계한 커피 체험을 시작해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매년 학교·관공서·친목회 등 다양한 단체에서 체험을 신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송사과축제에 매년 참여하고 로컬푸드 장터에도 매월 참여하면서 청송커피를 홍보하고 있다. 또 동북아학회에도 참석해 커피 재배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역 특산물(상황버섯)과 콜라보 한 커피상황더치를 개발해 경북농업기술원에 소개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지역 상품과의 연계를 연구 중이다.


청송군 주왕산면에 카페+체험+교육+판매장을 원스톱으로 아우르는 '청송커피베리園(원)'이 착공에 들어갔으며, 오는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청송커피베리원이 완공되면 주왕산국립공원과 소노벨, 주산지를 연결하는 유기적인 관광벨트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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