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메타버스'에 탑승하다

  • 백대성 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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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2  |  수정 2021-08-12 08:34  |  발행일 2021-08-12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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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대성 (동시인)

7080세대라면 '천리안, 나우누리, 하이텔'과 같은 단어들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인터넷 초창기의 통신망 서비스에 해당하는 이러한 단어들과 함께 학창 시절을 보냈다. 눈 깜작할 사이 필요한 영상을 내려받는 지금과 비교해 보면, 그때는 영화 한 편을 받는 데 반나절 이상이 걸렸다. 거북이처럼 느린 속도에 적응하려면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때가 인터넷 기반 사회가 된 시작점이라 여겨진다.

요즘 들어 '메타버스'라는 말이 종종 들린다. 여러 언론 매체에서 화두로 다루는 메타버스 또한 새로운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메타버스'란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 세계에서처럼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에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 10대 학생들의 30%가 '로블록스' 유저라고 한다. 3D 아바타를 통해 가상 세계를 누비는 '로블록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로블록스' 사용 시간이 유튜브 사용 시간을 앞지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네이버 제페토(ZEPETO)를 예로 들 수 있다. 제페토는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가상현실(VR)보다 한 단계 더 진화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아바타를 활용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된다. 현재 2억 명의 가입자 중 80%가 10대라고 할 정도로 아이들의 새로운 놀이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로 대학 축제나 학교 입학식 등의 행사가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곳도 있다. 또한, 최근 메타버스를 이용한 기업 회의가 늘어나고 있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회의를 통해 활발한 소통까지 이루어진다고 하니 앞으로 메타버스의 인기가 점점 더 고조될 것 같다.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다. 변화하는 사회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스펜서 존슨이 쓴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에선 변화의 순간을 슬기롭게 대처하려면, 지금 당장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새로운 치즈를 찾아 움직여야 한다고 한다. 나도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기 위해서 '가상의 나'를 만들어 메타버스에 탑승했다.

백대성 (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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