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백대성 (동시인) |
아는 형님이 자투리 시간이 나면 뭐 하는지 물었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이면 도서관에 간다고 대답했다. 평소 테니스가 취미인 형님은 절대 도서관에 갈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어쩌면 형님은 어린 시절 좁은 공간에 책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도서관의 풍경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 도서관은 세련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고산도서관의 경우 제25회 대구건축상에서 은상을 받았다. 2층 종합열람실의 천장 높이는 층고가 무려 3층 이상의 높이에 이른다. 탁 트인 넓은 공간을 보기만 해도 속이 시원하다.
유럽 유명 도서관의 모습과 닮아가는 주변 도서관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레 어린 시절 도서관이 떠올랐다. 서대구시장 근처에 살던 나는 가까운 두류도서관에 갔다. 어린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지겨우면 도서관 주변에서 풍뎅이를 잡고 놀았던 추억이 있다.
중학생이 되면서부터는 중앙도서관을 찾았다. 반월당 인근에 있던 학원에 다니다 보니 중앙도서관을 이용하게 된 거다. 그때는 도서관이 책 읽는 공간이기보다는 독서실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시험 기간이 되면 새벽 6시부터 줄 서서 입장해야 할 정도였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학교 도서관을 주로 이용했다. 다양한 문학책을 짬짬이 읽으면서 임용시험 준비 때문에 도서관에 콕 박혀 있었던 기억이 난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 삶의 패턴에 따라서 도서관을 나름 활용하며 살아온 것 같다. 부모가 되어 아이와 함께 찾은 도서관은 새 옷을 갈아입은 것처럼 달라져 있었다.
새롭게 지어진 세련된 외관을 지닌 도서관도 있었지만 반야월 작은 도서관처럼 활용되지 않는 기차역을 활용해서 작은 도서관으로 바꾼 경우도 있었다. 2·28기념학생도서관은 신암중이 폐교되면서 2·28기념 학생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는 도서관으로 리모델링되었다.
도서관은 책만 잔뜩 쌓여 있는 곳이라는 선입견이 있는 분이 있다면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가 보길 권한다. 다양한 문화강좌나 공연을 비롯해 영화 DVD나 오디오북까지 무료로 빌려주기도 하고 전자책 앱까지 제공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말이다.
"도서관은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다. 만인을 평등하게 대하고, 두 팔 벌려 반겨주는 곳이 도서관이다."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의 저자 김병완이 한 말이다. 무더운 여름, 나무 그늘처럼 우리를 편하게 받아주는 도서관으로 독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백대성 (동시인)
백대성 동시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