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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종해〈대구경북영화영상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
안동터미널에 도착한 건 늦은 오후 무렵이었다. 직장이 영화상영관이라 주말에 쉴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평상시라면 그렇다는 말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좌석 띄워 앉기 등 영업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데다가 관객도 많이 줄어 타격이 심한 상황이다.
그래서 직원 4명이 번갈아 가며 한 달씩 휴직하는 계획까지 세웠는데, 다행히 영화업이 특별 고용지원 업종에 지정되면서 유급휴직에 대한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아무려나. 예전부터 여유가 생기면 지역 영화 단체 순회를 가려고 생각했는데, 마침 9월이 내 휴직 순번이라 얼결에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안동 중앙시네마는 경북의 유일한 예술영화전용관으로 대구의 동성아트홀과 같은 상영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내게 이번 순회 방문의 1순위는 이곳일 수밖에....
안동 중앙시네마는 깔끔하게 조성된 안동 문화의거리, 대구로 치자면 동성로에 해당하는 구시가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다.
극장 문을 들어서자 스마트폰으로 연신 사진을 찍어대는 내 모습 때문이었는지 근무 중인 프로그래머와 매니저가 나를 바로 알아보고는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극장 상황 이야기부터 나누었다. 관객이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 주변 상점의 폐점이 이어져 유동 인구가 줄어드는 현실, 동성아트홀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하게 될 것이라는 최근의 소식,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영업 제한 조치, 언택트가 일상화된 시대와 상영관의 위기, 이런 이야기들이 이어지다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영화 단체들의 교류와 네트워크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었다.
장담할 수 없는 절박한 희망에 대한 오기랄까.
그렇게 중앙시네마를 나서니 날이 어둑해지고 있었다. 헛헛하기도 하고 저녁 생각도 나서 안동에 사는 선배에게 전화했다.
옥동 '행복한 집'이라는 곳에서 만나기로 하고 스마트폰으로 길찾기를 해보니 걸어서 30분 거리다. 헛헛한 마음도 달랠 겸 그냥 걷기로 했다.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도착해보니 '행복한 식당'이란 곳이다. 혹시나 해서 살펴보니 역시나 옥동이 아니다. 다시 길찾기를 하니 30분이나 더 가야 한다. 알 수 없는 오기가 생겨 선배에게 전화해 늦겠다고 하고 다시 걷기로 했다.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한종해 대구경북영화영상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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