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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종해〈대구경북영화영상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다. 국민의 문화 향유권 확대를 위한 정책의 하나다.
이날 영화관,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 문화재 등 다양한 문화시설을 할인 또는 무료로 즐길 수 있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자체 또는 민간단체와 협력해 준비한 지역문화 콘텐츠, 청춘마이크, 동동동 문화놀이터, 직장 문화배달 등 다양한 기획사업도 누릴 수 있다.
오오극장도 올해 문화의 날 주간에 중구도심재생문화재단 및 중구의 여러 문화예술 단체와 협력해 '문화 깊은 마당 찾기 프로젝트 : 거(居)서 보자!'라는 기획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오극장은 '마을로 가는 영화관'이란 이름으로 마을 주민 및 영화 관객으로 구성된 이른바 '관객프로그래머'들이 기획한 영화 상영회와 관객프로그래머 영화제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영화 운동의 차원에서 보면 '커뮤니티시네마'의 한 형식을 시험해보는 셈이다.
아무튼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사업을 하면서 느낀 문화 향유권 확대 사업의 아쉬움에 대해서다. 그에 앞서 '문화 향유권 확대'라는 용어는 일상적 삶 속에서 개인의 주체성과 문화적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는 것으로 생활예술, 생활체육, 생활문화 등으로 얘기되는 문화의 생활화를 잘 포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진행되는 사업에서는 여전히 공급자 중심의 시혜적 성격이 강하다는 아쉬움이 크다. 대부분의 기획은 이미 창작자의 머릿속에서 완료되고, 향유자는 그렇게 창작자의 닫힌 기획의 결과물을 소비하는 혜택만 누릴 수 있을 뿐이다.
향유자가 기획 과정부터 참여해 결과물을 함께 생산해내고 즐기며 전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세심한 기획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업 신청 시에 이미 세부 계획 수립까지 요구하는 현재의 공모 시스템 전반에 재고가 필요할 것이다.
다음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문화 향유권 '확대'의 방식이 단순하고 순진하다는 점이다. 모든 행사를 무료로 진행하는 것은, 문화 향유를 수동적으로 만듦은 물론이고 진정한 확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향유를 제약하는 요소는 매우 복합적이고 단순하지 않으며, 따라서 이를 경제적인 차원으로만 접근해 해소할 수 있다는 생각은 매우 순진한 것이다. 향유란 말 그대로 누리어 가지는 것이고 모든 과정에 책임과 의무도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종해 대구경북영화영상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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