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출판인 두 남자 이야기

  • 남지민 책으로 노는 사람들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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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21 07:51  |  수정 2021-10-21 08:06  |  발행일 2021-10-21 제16면

남지민
남지민 (책으로 노는 사람들 회원)

지난 11일은 책의 날이었다. 고려대장경 완성일인 1251년 10월11일을 기념해 1987년 제정했다. 정부는 이날을 즈음해 출판지식산업의 발전과 건전한 출판문화 조성에 기여해 온 출판인들을 발굴, 포상하고 있다. 올해 지역에선 출판인 두 사람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표창을 받았다. 바로 학이사 신중현 대표와 경북대 출판부 김용훈 기획편집실장이다.

신중현 대표는 이전 직장에서 업무 관계로 만났고 직장이 바뀐 후에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역에서 출판을 하며 책 읽는 사람과 저자를 늘려가겠다는 의도에서 서평 강좌를 열고 독서 운동도 펼치고 있다. 그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학이사의 전신인 이상사가 첫 직장이었고 일하면서 많은 읽을거리가 있는 출판 일이 무척 좋았다고 했다. 이상사 창업주는 직원이었던 신 대표에게 이상사를 이어가게 했다.

그는 지금까지 "책 밥을 먹고살았다"고 했다. 그는 지역 작가는 물론 전국의 필자를 발굴하며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처음 대구에 엄습했을 때 '출판인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래서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시민 51명의 글을 책으로 엮어 '그때에도 희망을 가졌네'를 펴냈다. 이 책은 대구에 최초의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후 53일 만에 0명을 기록했을 때 출간되는 우연을 남겼다.

김용훈 실장은 지금의 직장에서 업무 관계로 알게 됐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 한결같은 열정과 애정의 소유자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요즘 대학출판부들은 사실상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고 있다. 대학출판부의 위상을 고려한 학문적 성과가 있는 책과 대중 독자를 겨냥한 고급 교양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는 그는 '밥과 법 사이'에서 늘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신중현 대표와 김용훈 실장, 이 두 분의 공통점은 책 밥으로 살고 있다는 점 외에도 디지털 시대에도 종이책의 힘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신이 사는 지역과 자신이 몸담고 있는 대학에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다. 또 저자가 되기도 하고 독자가 되기도 하는 지역민과 대학생에 대한 신뢰와 그들의 저력을 믿고 있다.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일편단심, 진심인 지역 출판인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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