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기획] 대구시, 동구 신서혁신도시 '질적' 정주여건 개선 안간힘...혁신도시 시즌2 촉구

  • 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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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23 16:46  |  수정 2021-10-23 16:56  |  발행일 2021-10-26 제8면

대구시와 동구청이 혁신도시 시즌2 무산 위기에 허탈해하고 있다.
대구에 필요한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 사력을 다해 뛰었는 데다 신서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에도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혁신도시 시즌2 로드맵은 안갯속에 빠졌다. 지난 14일 열린 '균형 발전 성과와 초광역협력 지원 전략 보고'에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번 정부 내 공공기관 추가 이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도시 시즌2는 사실상 내년 각 후보 진영의 대선공약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상당히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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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대구 동구의회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쳤다. <영남일보DB>
◆ 대구시, 동구 2차 공공기관 유치에 안간힘
대구시는 지난해 '대구 공공기관유치 실무추진단'과 '공공기관 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꾸려 2차 이전 유치기관을 논의했고, 같은 해 11월 유치기관 18개를 선정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전달했다. 당시 선정된 18개 기업은 △산업진흥군 △환경에너지군 △의료군 △전략유치군으로 분류됐다. '전략유치군'에 IBK기업은행이 포함됐다.


대구시는 특히 기업은행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은행 직원만 해도 3천 명인 데다 기업은행이 대구에 들어서면 '신용보증기금'과 연계해 지역 중소기업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구시가 중소벤처기업부·통계청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 2016년 말 대구지역 중소기업 종사자 비율은 97%에 달했다. 특별광역시도 가운데 2위다.


신서혁신도시가 위치한 대구 동구도 힘 써왔다. 동구는 2차 공공기관을 유치할 경우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도시철도 3호선 혁신도시 연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했다. 3년 전 '도시철도 3호선 혁신도시 연장'이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한 바 있다.
동구청은 지난 9월 전국혁신도시협의회를 통해 '2차 공공기관 이전 조속 시행' 공동건의문을 국토교통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제출했다. 동구의회도 지난 2018년 9월, 전국 최초로 '신규지정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이전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고, 올해 청와대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 등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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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전경 <영남일보DB>
◆ 신서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 진행 중
공공기관을 빠르게 옮겨오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 신서혁신도시의 경우 가족동반 이주율이 낮았다. 주말이면 '유령도시'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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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 계획인구 달성률· 가족동반 이주율 KDI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효과 및 정책방향' 보고서 자료
지난 21일 발표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효과 및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구의 혁신도시별 계획인구 달성률은 85.6%로 전국 하위 3위권에 들었다. 당초 대구시는 2만2천215명 인구 유입을 계획했지만, 현재 1만8천8백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수도권으로 유출하는 인구가 유입을 앞질렀다. 


가족동반 이주율도 낮다. 가족동반 이주율은 실제 정착한 인구를 나타내기 때문에 계획인구보다 유의미한 지표이다. 신서혁신도시의 가족동반 이주율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66.9%로, 10명 중 3~4명은 출퇴근하거나 '기러기 생활'을 하고 있다. KDI는 가족동반 이주율을 높이기 위해선 주택 등의 '양적' 정주여건보다 교육·의료 등의 '질적' 정주여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가족 단위 정착의 핵심은 자녀 교육이기 때문이다.


현재 신서혁신도시는 양적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도시철도 1호선이 혁신도시(사복역)를 지날 예정이고, 안심하이패스 IC 설치, 혁신도시 공영주차장 사업 등이 눈에 띈다. 제2수목원, 복합혁신센터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교육·의료 분야의 질적 정주여건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내후년 '혁신도시고등학교(가칭)'가 들어설 전망이다. 직장인 부부를 위한 중소기업형 공동 직장어린이집 건립 등도 계획되고 있다. 최근 대구한의대 수성캠퍼스가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로 이전키로 했다.


차수환 동구의회 의장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정주 여건이 갖춰진 상태에서 실현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이 발표될 때쯤 신서혁신도시가 교통·교육·의료 문제에 있어서 주민들이 체감할 만큼 정주 여건이 개선돼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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